"살 좀 빼야겠어".
한화 김응룡(71) 감독이 4번타자 김태균(30)에 다이어트를 주문했다. 김응룡 감독은 지난 15일 취임식 이후 선수단 상견례에서 처음 만난 김태균에게 "체중이 얼마나 되냐"고 물었고, "살 좀 빼야겠다"고 주문했다. 너무 과체중이 되면 좋을게 없다는 게 김 감독의 판단이다.
김태균의 공식 프로필에 기재된 신장과 체중은 184cm 100kg. 하지만 올초 한화 구단에서 측정한 체중은 115.8kg으로 과거보다 살이 많이 불었다. 시즌이 끝난 뒤 만난 김태균의 몸집은 김응룡 감독의 눈에 많이 불어있는 것으로 보인 것이다. 때문에 김 감독은 체중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 감독은 "체중이 너무 많이 나가면 안 된다. 특히 야수들은 체중이 늘어날수록 순발력이 떨어지게 되어있다. 체중이 는다고 해서 장타력이 좋아지는 것도 아니다. 당연히 어느 정도 살은 좀 빼야 한다"며 "100kg 정도로 빼는 게 좋다. 운동선수라면 비시즌에도 꾸준히 러닝과 웨이트로 관리하는 게 당연한 것"이라고 했다.
김 감독 역시 현역 시절 당대 최고의 강타자로 국가대표팀 단골 4번타자를 맡았다.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2회 연속 타격왕을 차지했고, 실업야구 시절에도 3차례 홈런왕에 오를 정도로 정확성과 파워를 두루 갖춘 강타자였다. 김 감독은 "나는 장타자가 아니었다"고 손사래치는데 이는 김태균과도 얼핏 닮아있는 부분이다.
185cm 95kg으로 당당한 체구를 자랑하는 김응룡 감독은 "나도 한창 뛸 때에는 88kg으로 체중을 유지했다"며 웃은 뒤 "크라운맥주에 들어간 뒤 맥주 홍보를 해야 했다. 어쩔 수 없이 맥주를 마시다 보니 이렇게 살이 쪄버렸다. 그때 처음 술을 배웠다. 그 전에는 술을 입에 대지도 않았다. 그때는 실업이지만 이제는 프로이지 않는가"라는 말로 관리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김태균은 올해 타율(0.363)·출루율(0.474) 모두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기대한 홈런은 16개로 많지 않았다. 김응룡 감독은 "김태균은 거포가 아니다. 대전구장처럼 좁은 곳에서는 적어도 50개는 쳐야 거포"라고 지적했다. 김태균도 "올해는 내가 만족할 만한 스윙이 10번도 안 된다. 내 것을 찾는 과정에서 컨택 위주의 스윙을 했다"며 스스로도 장타 감소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당대 최고의 오른손 강타자로 명성을 떨친 김 감독이기에 4번타자 김태균에게 거는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벌써부터 체중관리를 주문하며 더 강한 타자가 되기를 바랐다. 과거 삼성에서도 김 감독은 '국민타자' 이승엽에게 더 많은 것을 주문한 바 있다. 김태균도 다르지 않다. 더 큰 선수는 더 크게 활약해야 한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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