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거즈 식구 맞이' 장성호, "편한게 편한게 아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19 10: 42

"편한 게 편한 게 아니다". 
'스나이퍼' 한화 장성호(35)는 요즘 친정 식구들을 맞이하느라 바쁘다. 과거 해태-KIA 타이거즈 시절 함께 한 스승들이 하나 둘씩 독수리 군단에 새둥지를 틀고 있기 때문이다. 김응룡 감독을 시작으로 김성한 수석코치, 이종범 주루코치에 김종모 이대진 코치까지 과거 영광의 시절을 함께 한 이들이 다같이 한화로 몰려오고 있는 것이다. 
장성호는 "그동안 함께 한 반갑고 익숙한 얼굴들이 많아졌다. 고마웠던 분들이 오면서 심적으로 확실히 편해졌다"며 웃은 뒤 "그런데 이게 참, 편한 게 편한 게 아니다. 다들 어떤 스타일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걱정도 된다. 김성한 코치님은 나만 죽이겠다고 하시더라.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말로 기쁨반 걱정반의 심정을 드러냈다. 

장성호는 프로 데뷔를 해태에서 했다. 지난 1996년 충암고 졸업하고 2차 1번 전체 6순위로 해태의 지명을 받았다. 당시 고졸 신인이었지만 김응룡 감독은 그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데뷔 첫 해 71경기에서 타율 2할6리에 그쳤지만, 가능성을 눈여겨보고 기회를 줬다. 김 감독은 "장성호가 뭐 이뻐서 기회를 줬겠나.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에 기회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2년차가 된 1997년에는 당시 해태 타격코치였던 김성한 수석코치에게는 트레이드마크가 된 '외다리' 타법을 전수받았다. 당시 전반기 타율 2할2푼에 그쳤던 그는 외다리 타법을 본격 장착한 후반기에 3할2푼의 고타율을 기록하며 잠재력을 폭발시켰다. 장성호는 "기회를 주신 김응룡 감독님과 외다리 타법을 전수해준 김성한 코치님 아니었다면 지금의 나는 없었다"며 감사하게 생각했다. 
이종범 주루코치도 빼놓을 수 없다. 타이거즈의 공격 첨병 역할을 한 이종범 코치는 중심타자 장성호 앞에서 숱한 찬스를 마련해줬다. 올해 역대 9번째 1000타점을 돌파한 장성호가 가장 먼저 고마워한 사람이 바로 이종범 코치였다. KIA로 돌아온 후 전성기의 장성호 앞에서 테이블세터 역할을 다했다. 이제는 코치와 선수로 타이거즈가 아니라 한화에서 한솥밥을 먹게 됐다. 
하지만 이제는 과거의 추억일 뿐 다가올 현실은 만만치 않다. 그들의 스타일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있는 것이다. 장성호는 "예전에는 내가 20대이고 한창 잘 할 때였지만 이제는 나이도 30대 중반이고 과연 기대에 맞출 수 있을지 걱정도 든다. 그만큼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성한 수석코치는 "성호와 다시 팀에서 하게 돼 기쁘다. 훌륭한 기량을 가진 선수를 다시 만난 것만으로도 큰 행운이다. 성호가 남은 선수생활을 오랫동안 잘 마무리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 장성호에게는 큰 힘이자 자극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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