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를 지배한 것 맞죠".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전준우는 시리즈 내내 침묵을 지키다 17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타수 4안타 1사구로 100% 출루에 성공했다. 또한 6회 결정적인 홈 보살을 기록해 SK의 추가득점을 봉쇄했고 롯데의 5-4 역전승에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그렇지만 전준우는 맹활약에도 활짝 웃지 못했다. 수비에서 2번의 아쉬운 장면이 있었기 때문이다. 4-4로 간신히 따라붙은 7회 정근우의 플라이 타구 판단미스로 3루타를 허용했다. 김성배가 혼신의 투구를 벌여 무실점으로 막았지만 자칫 흐름을 다시 내 줄뻔한 상황. 또한 9회에는 마찬가지로 선두타자로 나온 정근우의 중견수 앞 안타성 타구를 무리하게 슬라이딩으로 잡아내려다 2루타를 내줘 끝내기를 맞을 뻔 했다.

19일 3차전을 앞둔 전준우는 당시 상황을 돌이키며 "분명히 내 타구 판단미스다. 이겨서 다행이지 만약 졌다면 인터넷에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너무 집중을 하면 오히려 순간적으로 실수를 할 수 있다. (7회 3루타를 내준 건) 첫 발이 늦었다. 9회에는 그 장면이 머리에 떠올라 나도 모르게 슬라이딩을 했다"고 말한 전준우는 "경기 전 내가 (김)주찬이 형이랑 슬라이딩캐치 하지 말자고 사인도 주고받고 했는데 내가 해버렸다"며 머쓱하게 웃었다.
2차전은 말 그대로 전준우가 '들었다 놨다' 했다. 100% 출루와 결정적인 호수비, 그리고 승부처가 될 뻔한 수비 2장면이 그렇다. 전준우는 "내 별명이 올해 '지배'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좋은 쪽이든, 나쁜 쪽이든 승부를 '지배' 한다는 의미에서 나온 별명이다. 사실 LG 내야수 오지환의 별명도 '지배'다. 전준우는 "내 별명은 지환이랑 같이 지배라고 들었다"고 시인했다.
전준우가 찾은 해답은 평정심이다. 큰 경기라고 흥분하는 것 없이 침착하게 수비를 해야 한다는 의미다. 전준우는 "만약 많은 경험이 있으면 큰 경기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하고 침착하게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아직 나는 그런 부분이 부족한 것 같다"고 인정했다.
끝으로 전준우는 "확실히 선수들은 그라운드에서 큰 경기를 치르면 긴장감이 다르다. 평정심을 유지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5번타자로 승격된 전준우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경기를 '지배'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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