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필승계투요원인 박희수(29) 정우람(27)은 플레이오프 2차전에 팀의 승리를 지키지 못했다. 그러나 이들을 바라보는 SK의 믿음은 여전히 굳건하다.
SK는 지난 1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4-5로 역전패했다. 6회까지 4-1로 앞서 있었지만 7회 불펜의 난조로 4-4 동점을 허용했다. 4-3에서 부랴부랴 마운드에 오른 박희수가 대타 조성환에게 동점 적시타를 허용했다. 연장 10회에는 마무리 정우람이 정훈에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고개를 숙였다.
결국 팀의 수호신이었던 두 선수가 자신의 몫을 완벽하게 수행하지 못한 셈이 됐다. 1차전에서 안정적인 모습으로 뒷문을 지켰던 두 선수이기에 아쉬움이 진했다. 두 선수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도 취재진을 피했다. 얼굴에는 자책감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두 선수에 대한 팀의 시선은 여전히 따뜻했다. 모두 “괜찮다”며 신뢰를 드러냈다.

이만수 SK 감독은 무조건 “내 잘못”이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처음 마음먹었던 대로 가야 했다”라고 자책했다. 이 감독은 당초 7·8회를 박희수에게, 9회를 정우람에게 맡길 생각이었다. 이동일 겸 휴식일이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팀이 6회 4-1을 만들자 생각이 달라졌고 계획을 수정해 엄정욱을 마운드에 올렸다가 위기에 빠졌다. 이 감독은 “(3점이 아닌) 2점만 냈어도…”라고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그러나 두 선수의 위상 변화는 없음을 못 박았다. 이 감독은 “상황에 따라 불펜 운영이 조금 바뀌기는 하겠지만 두 선수는 여전히 필승조”라고 하면서 “밖에서는 걱정하는데 내가 볼 땐 상태가 괜찮다”고 강조했다. 이 감독은 2차전 패전투수가 된 정우람에 대해서도 “잘 던지고 있다. 그래도 우리 최고의 마무리다”고 치켜세웠다.
2차전 당시 두 선수의 볼을 받았던 포수 조인성도 “큰 문제가 없다”라고 동조했다. 조인성은 “1차전에 던져서 그런지 피로누적이 있기는 했을 것이다. 그래도 특별한 문제는 없었다”고 떠올렸다. 이어 조인성은 “두 선수 스스로가 중요한 경기에서 스스로 해야 한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라고 책임감을 칭찬했다. 박희수와 정우람이 3차전에서 걱정이 기우였음을 증명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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