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3] 정근우, “원망? 멘붕 올까봐 이야기도 안 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19 17: 38

정근우(30·SK)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가장 불운한 사나이 중 하나였다. 열심히 달려 두 번이나 3루에 갔지만 결국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억울할 법도 하다. 하지만 정근우는 지난 이야기임을 분명히 했다.
SK 공격의 첨병 정근우는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5타수 2안타를 쳤다. 경기 초반에는 침묵했지만 중·후반 안타를 치며 팀의 활로를 열었다. 7회에는 선두 타자로 나서 롯데 중견수 전준우의 키를 넘기는 3루타를 치고 환호했다.
정근우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플레이오프 3차전을 앞두고 당시 상황에 대해 “세리머니를 안 하려고 했는데 나도 모르게 나왔다”며 머쓱한 웃음을 지었다. 9회에도 1사 후 중전안타를 때린 뒤 전준우의 수비 미숙을 틈타 2루까지 내달렸다. 이후 박재상과의 더블스틸로 또 한 번 3루를 밟았다.

그러나 후속타가 좀처럼 터지지 않았다. 중심타선이 침묵했다. 결국 정근우가 만든 두 차례의 기회를 살리지 못한 SK는 연장 10회 밀어내기 볼넷을 내주며 역전패했다. 정근우는 “만약 홈에 들어와서 우리가 이겼다면 내가 경기 MVP였을려나”라는 농담과 함께 아쉬움을 표현했다.
그렇다면 뒷타자들과 농담이라도 당시 상황을 이야기했을까. 정근우는 “아니다”라고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동료들에게 부담이 된다는 이유였다. 정근우는 “속으로는 얼마나 미안하겠나. 농담으로라도 그런 이야기를 하면 진짜 ‘멘붕’이 온다”라고 웃었다. 평소에는 쾌활한 성격이지만 동료들을 배려하는 따뜻한 속내가 드러났다.
휴식일 동안 방에만 콕 박혀 쉬었다는 정근우는 타격감에 대해 “좋아질 것도 같고, 그렇지 않을 것도 같다. 오늘 경기를 해봐야 알 것 같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러나 SK로서는 정근우의 활약이 절실하다. 빠른 발을 가진 정근우가 출루해야 팀 타선의 숨통이 트인다. 정근우는 3차전에 변함없이 선발 2루수 겸 1번 타자로 출전했다.
skullbo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