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만수 SK 감독은 “수비 하나는 우리가 최고다”라고 자신만만해 했다. 코칭스태프들도, 선수들도 자신감을 넘어 자부심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그 믿었던 수비가 2경기 연속 수비 SK의 발목을 찍었다.
SK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2 팔도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선발 송은범의 초반 난조와 타선의 침묵 끝에 1-4로 졌다. 1차전 승리 후 2·3차전을 연이어 내준 SK는 플레이오프 탈락의 위기에 몰렸다.
패배의 중심에는 SK답지 않은 수비가 있었다. 2차전에서도 최윤석의 어설픈 수비로 역전패의 빌미를 제공했던 SK는 3차전에서도 결정적인 순간 2번의 수비 실수가 나오며 경기의 흐름을 완전히 내줬다. 그것도 팀 내 최고 수비수들 중 하나인 박진만 조동화가 저질러 충격은 더 컸다.
첫 실책은 0-2로 뒤진 3회에 나왔다. SK 선발 송은범은 1회 2실점 이후 다소 안정을 찾아가는 흐름이었다. 2회를 무사히 넘긴 뒤 3회에는 가장 좋은 타격감을 자랑하는 손아섭을 2루수 땅볼로 잡았다. 다음 타자 홍성흔에게도 무난한 유격수 땅볼을 유도했다. 그러나 유격수 박진만이 이를 뒤로 빠뜨리며 홍성흔을 살려줬다. 박진만의 수비라고는 믿기 어려운 실책이었다.
구사일생한 홍성흔은 이후 송은범의 보크 때 2루로 진루했고 강민호의 중전 안타 때 홈까지 밟아 추가점을 냈다. 전날 이만수 SK 감독의 작전 착오를 부른 ‘2점과 3점’의 차이는 커 보였다.
0-3으로 뒤진 6회에도 아쉬운 플레이가 나왔다. SK 두 번째 투수 박정배는 2사 후 황재균에게 중전안타를 맞았다. 이후 문규현을 우익수 방면 뜬공으로 유도했다. 그러나 타구는 앞을 향해 걸음을 옮겼던 조동화의 머리 뒤를 훌쩍 넘겼다. 그 사이 황재균은 홈까지 파고들었다. 팀의 4번째 점수였다. 단순히 조명의 영향만 받았다고 보기에는 낙구 지점 포착이 애당초 잘못된 수비였다.
타구 자체는 강했다. 그러나 조동화라면 처리할 것이라 기대할 수 있는 타구였다. 비록 실책으로 기록되지는 않았지만 이 점수는 SK에 큰 타격으로 다가왔다. 좀처럼 롯데 마운드를 공략하지 못했던 SK로서는 3점 이상의 점수차는 심리적으로 부담이 컸다.
결국 전체 4점 중 절반인 2점을 실책성 플레이로 헌납한 SK는 3차전을 내줬다. 반대로 손아섭의 환상적인 펜스 플레이, 황재균의 강습타구 캐치 등 호수비를 앞세운 롯데는 공수 양면에서 거의 완벽한 경기력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한걸음 다가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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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