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가 없었다면 롯데는 어떻게 됐을까.
사이드암 김성배(31)가 롯데의 진정한 구세주로 떠올랐다. 올해 포스트시즌 7경기 연속 전경기 등판하며 투혼의 연투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포스트시즌이 시작된 11일간 7경기에서 총 10이닝을 던지며 152개의 공을 뿌렸다. 5피안타 4볼넷 9탈삼진 2실점으로 평균자책점은 1.80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플레이오프 3경기에서 1승1홀드 평균자책점 1.50으로 완벽에 가까운 피칭이다.
롯데는 지난해 처음 시행된 2차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6순위로 김성배를 지명했다. 두산의 40인 보호 명단에 들지 못했고, 롯데가 냉큼 그를 집어갔다. 두산 시절 그를 지켜본 양승호 감독이 선발-불펜 모두 활용 가능한 김성배의 가능성을 높이 평가했다.

페넌트레이스에서 김성배는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2차 드래프트에서 대표적인 성공작으로 떠올랐다. 69경기 3승4패2세이브14홀드 평균자책점 3.21. 승계주자 실점률이 25.0%에 불과할 정도로 위기 때마다 상황을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했다. 정대현이 왼쪽 무릎 수술을 받고 자리를 비웠지만 김성배가 모든 공백을 완벽하게 메웠다.
그 여세를 포스트시즌에서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자책점 2.25로 안정감을 보이더니 SK와의 플레이오프에서도 연일 위력투를 펼치고 있다. 특히 2차전에서 4-4 동점이던 7회 1사 3루에서 실점없이 위기를 넘기는 등 9회까지 2⅔이닝 1피안타 2볼넷 2탈삼진 무실점 역투를 펼치며 구원승과 함께 MVP를 받았다.
이날 37개의 공을 던진 김성배는 하루 쉬고 맞이한 3차전에서도 잘던지던 선발 고원준이 위기를 맞자 다시 또 마운드에 올랐다. 3-0으로 리드하고 있었지만 6회 1사 1·3루로 SK의 추격 흐름이 시작된 시점. 김성배는 이호준-박정권으로 이어진 SK 중심타선을 각각 삼진과 중견수 뜬공으로 가볍게 돌려세우는 등 8회까지 39개의 공을 뿌리며 혼신의 투혼과 의지를 불살랐다.
김성배는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도 불펜 대기한다. 양승호.감독은 "한두 타자는 몰라도 쉽지 않다. 4차전은 많이 못 던질 것"이라면서도 그에 대한 기대를 나타났다.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김성배의 피안타율은 1할4푼7리에 불과하며 이닝당 출루허용률도 0.90이다. 탈삼진도 9개. 승계주자 6명 중 1명만을 홈으로 보내 승계주자 실점률도 16.7%. 모든 면에서 거의 완벽하다.
계속된 연투에도 불구 경이적인 성적으로 마운드를 지키고 있는 김성배. 그가 없었더라면 롯데의 포스트시즌은 이렇게 재미있지 않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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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