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자랑 인턴기자] 감각적인 음악과 인상적인 무대연출, 그리고 세대를 아우르는 사랑의 감성. 명작 뮤지컬의 반열에 올라 있는 ‘오페라의 유령’이 25년 동안 변함없이 관객들의 사랑을 받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
‘오페라의 유령’이 25주년 기념 공연을 알리러 한국에 온 주연배우들도 한결 같이 이 세 가지 요소를 인기의 비결로 꼽았다.
‘오페라의 유령’이 남긴 기록은 단연 독보적이다. 최장기 공연, 최다관객, 최고수익 등의 기록은 물론이고 ‘대표 팬텀’ 브래드 리틀처럼 한 역을 2000회 이상 연기한 배우를 낳기도 했다. 또 이번 내한공연 크리스틴 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5살 때부터 이 역을 꿈꿨다고 밝혔다. 역사가 긴 ‘오페라의 유령’만이 갖는 에피소드다.

25년이나 공연했지만 종연을 예측할 수 없는 ‘오페라의 유령’이다. 줄거리나 음악, 무대장치 등의 변화가 거의 없는 작품인데도 여러번 관람한 사람도 많고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보고 싶어한다.
우리나라에서도 ‘오페라의 유령’의 인기는 대단하다. 2010년 공연이후 2년 만에 진행되는 공연인데도 공연 오픈 전에 90%이상의 표가 팔릴 것으로 제작사 측에서 예상하고 있다.
배우와 연출진이 꼽는 ‘오페라의 유령’이 오랫동안 사랑받는 이유는 음악과 무대연출 그리고 전 세대가 공감하는 사랑의 감성이다.
음악감독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명곡들은 ‘오페라의 유령’이 사랑받는 단연 첫 번째 이유다. '오페라의 유령(Phantom of Opera)'과 '밤의 노래(The Music of the Night)', '바람은 그것 뿐(All I Ask of You)'은 노래 자체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배우들의 가창력과 18인조 오케스트라의 짜임새 있는 연주는 감동을 배가시킨다.
이번 공연에서 팬텀으로 돌아온 브래드 리틀은 “처음 ‘오페라의 유령’을 보았을 때를 잊지 못한다. 뮤지컬이 끝나고 그야말로 펑펑 울었다”고 말했다. ‘크리스틴’역의 클레어 라이언은 “모든 노래에 감정이 풍부해서 공연을 하다 진짜로 울게 된다”고 덧붙였다.
눈을 뗄 수 없는 의상과 무대장치 또한 중요한 이유다. 뮤지컬 안의 배우들은 230여 벌의 의상을 쉴 새 없이 갈아입는다. 극 속에서 벌어지는 또 다른 공연들은 지역과 장르를 뛰어넘는 의상과 볼거리를 제공한다. 크리스틴은 극 중에서 20벌의 의상을 갈아입기도 한다.
20만 개의 유리구슬로 치장한 1통 무게의 대형 샹들리에가 객석에서 곤두박질치는 장면이나 가득한 안개 사이로 281개 촛불이 일순간 솟아올라 팬텀과 크리스틴을 태운 나룻배 주변을 밝히는 장면은 매우 인상적이다. ‘오페라의 유령’만의 특수효과는 무대라는 한계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웅장하다.
또 오페라의 유령이 전 세계에서 동시에 사랑받을 수 있는 이유는 어느 극장에서든 원형 그대로의 무대를 재현하기 때문이다. 이런 무대는 한국에서도 영국 웨스트 우드나 미국 브로드웨이와 같은 감동을 느끼게 한다.
이번 내한공연 연출을 맡은 설도윤 PD는 “오페라의 유령은 어디서 공연하든 흔들림 없이 완벽한 공연한다”며 자부심을 나타냈다. 실제 이번 공연에서는 원형무대를 100% 재현할 예정이다. 정기공연에 들어간 부분을 제외하면 세계에 2개 밖에 없는 무대다.
하지만 ‘오페라의 유령’은 사랑, 고독 같은 인간의 감정을 잘 표현했기 때문에 사람들의 마음을 계속해서 움직인다. 극 전체에 흐르는 다양한 감정들은 팬들이 ‘오페라의 유령’을 여러 번 봐도 매번 새로운 감동을 느끼게 한다. 배우들도 이 감정의 스펙트럼이 사랑받는 이유라고 입을 모은다.
여주인공 클레어 라이언은 “관객들은 ‘오페라의 유령’의 러브스토리를 좋아하는 것 같아요. 두 남자 사이에서 크리스틴이 느끼는 다른 모습의 사랑이나 고독 같은 감정에 공감하기도 하죠. 10번 넘게 봐도 후회하지 않는 이유에요”라고 밝혔다. 라울역의 ‘안소니 다우닝’은 “연인을 사랑하는 마음과 아버지를 잃은 상실감은 모두가 공감하는 감정들이죠. ‘오페라의 유령’은 이런 감정들을 제대로 표현했어요”라고 덧붙였다.
이런 이유 때문에 관객들은 여전히 ‘오페라의 유령’에 뜨겁게 반응한다. 25주년이라는 신화를 만들어가고 있는 ‘오페라의 유령’은 잘 만들어진 공연의 힘이 얼마나 대단한 지를 끊임없이 증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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