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케이블 채널에서 각각 오디션의 명가를 자처하는 두 프로그램이 맞붙었다. 결과는 어느 한 쪽의 우세를 점칠 수 없는 박빙 승부였다.
지난 19일 MBC ‘위대한 탄생3’('위탄3')가 베일을 벗었다. 기대와 우려 속에 첫 발을 대딛었지만 시청률은 나쁘지 않았다. 전국기준 6.9%(AGB닐슨미디어 집계)를 기록하며 조용한 저력을 과시한 것.
지난 시즌1, 2 첫 방송을 각각 8.3%와 12.2%로 시작한 것에 비해 다소 낮은 수치지만, ‘위탄3’의 이날 시청률이 선방인 것은 엠넷 ‘슈퍼스타 K4’'(슈스케4'와 약 30분 가량 동시간대 방송된 와중에도 이 같은 기록을 지켜낸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슈스케4’는 이날 8.7%(케이블가입 기준 KM․MNET 합산)를 기록, ‘위탄3’와 1.8% 포인트 격차를 보였다.

‘위탄3’는 지난 2009년 촉발된 오디션 열풍에 MBC에서 이듬해부터 제작을 시작한 지상파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슈스케’와 더불어 각각 지상파와 케이블을 대표하는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하며 시즌을 거듭하는 중이다.
지난 시즌 MBC 파업과 맞물려 제작진이 손 쓸 수 없는 상황에 늘어지는 전개로 혹평을 얻기도 했지만, 절치부심 끝에 이번 시즌을 출범시켰다. 그리고 이에 대한 평가도 호의적이다. 자극적이지 않은 일명 ‘천사의 편집’과 멘토 용감한 형제의 날선 평가가 흥미로웠다는 지적이 다수 눈에 띄었다. 참가자들 역시 한동근, 이형은 등 실력파가 등장하며 오디션 프로그램의 미덕을 보여줬다는 의견이다.
자타가 공인하는 원조 오디션 프로그램 ‘슈스케4’의 꾸준한 실력발휘 역시 여전했다. 지난 주에 이어 생방송 경연을 진행하고 있는 ‘슈스케4’는 이날 연규성, 안예슬 탈락자를 가리며 최종 우승으로 가기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한 상황. 로이킴·정준영 등 ‘슈스케4’가 낳은 스타는 이미 온라인을 떠들썩하게 만들며 스타 탄생을 예고하고 있으며, 유승우·김정환과 같은 실력파 가수 탄생에 대한 높은 관심도도 이전 시즌과 다르지 않다.
'악마의 편집'으로 불리는 일명 '낚시 편집'이 '슈스케4'를 대표하는 트레이드 마크가 됐지만, 이번 시즌에 들어서는 절제하는 모습을 보였고, 그 대신 참가자들이 가수를 열망하는 이유와 숨은 사연에 집중하며 휴먼스토리에 집중하는 변화를 보였다. 다소 순해진 모습에 케이블 방송의 묘미를 버려 아쉽다는 지적도 있지만, 노래와 삶을 연결·일치시켰다며 성숙과 진화로 평가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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