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락의 위기다. 한 경기만 더 지면 2012년 야구도 끝이 난다. 조바심이나 긴장감이 깃들 환경이다. 그러나 SK는 평정심을 잃지 않기 위해 애쓰고 있다.
SK는 19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1-4로 졌다. 말 그대로 완패였다. 타선은 꽁꽁 묶였고 자신했던 수비에서도 롯데보다 나은 것이 없었다. 자신감에 커다란 상처가 날 수도 있는 패배였다.
그러나 20일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둔 SK 선수단의 분위기는 비교적 밝았다. 이만수 감독부터 농담 섞인 발언으로 긴장감을 없애려 애썼다. 이 감독은 “승장 인터뷰는 15분씩 하면서 패장 인터뷰는 3분도 안 하더라. 오늘은 경기 후 인터뷰를 좀 더 길게 했으면 좋겠다”고 너털웃음을 지었다.

이 감독은 19일 경기 후 선수단을 소집했다. 이 감독은 “몇 달만의 미팅이었다”라고 털어놨다. 이 감독은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고 단지 ‘웃어라’라고 주문했다”라고 했다. 자칫 굳어질 수 있는 선수단 분위기를 스스로 풀어가라는 주문이었다. 이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서도 선수들에게 보내는 글을 써 이광근 수석코치에게 전달했다. 이 감독은 글의 내용에 대해 “이야기할 수 없다. 오늘(20일) 이기면 이야기하겠다”고 미소 지었다.
선수들도 마음을 비운 모습이었다. 이호준은 “전날 저녁을 먹고 푹 잤다. 8시간 정도는 잔 것 같다”라고 말했다. 긴장보다는 여유가 있었다. 박재상은 “분위기는 왔다갔다한다. 지금은 롯데가 그것을 잡은 것이다. 다시 가져올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라고 차분하게 말했다. 정근우 최정 등 핵심 선수들도 취재진의 질문에 비교적 밝은 표정으로 답했다.
주장 박정권은 “선수단 미팅에서 ‘우리 야구를 하자’라고 다짐했다”고 전했다. 박정권은 “SK다운 야구를 해야 한다. 어제는 창피한 야구였다. 매년 우승할 수는 없는 것이지만 지더라도 깔끔하게 져야 한다”면서 “나도 그렇고, 다들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이야기했다. SK가 담담하게 4차전 승부를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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