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의 운명을 짊어지고 등판한 외국인 투수 마리오 산티아고(28)가 위기에 빠진 팀에 한줄기 희망을 선사했다.
마리오는 2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2012 팔도프로야구 포스트시즌’ 플레이오프 4차전에 선발 등판, 6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이 초반 기선을 가져오는 데 일등공신이 됐다.
마리오는 벼랑 끝에 몰린 SK의 마지막 동아줄이었다. 팀의 기대도 컸다. 이만수 SK 감독은 경기 전 “마리오의 컨디션이 좋다. 6이닝을 버텨줬으면 좋겠다”라고 딱 집어 목표를 제시했다. 마리오를 4차전으로 돌려 다행이라고도 했다. 이에 대해 이 감독은 “마리오가 송은범보다 모든 면이 더 좋았다. 그러나 송은범을 3차전에 냈는데 어제(19일)은 타선이 침묵해 마리오가 올랐다고 하더라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런 팀의 기대를 웃도는 투구내용이었다. 1회부터 3회까지 피안타는 2개였고 그나마 모두 2사에 나온 단타로 큰 위기로는 연결되지는 않았다. 그 와중에 140㎞ 중·후반대의 직구 및 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체인지업·커브 등 다양한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삼진을 5개나 잡아냈다. 힘이 넘치는 투구였다. 타선이 1·3회 좋은 기회에서 점수를 뽑지 못했지만 마리오는 흔들리지 않았다.
첫 위기는 0-0으로 팽팽히 맞선 4회였다. 1회에도 안타를 허용했던 손아섭에게 좌익선상에 떨어지는 2루타를 맞았다. 그러나 홍성흔 전준우를 범타로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강민호에게 볼넷을 허용했으나 박종윤을 중견수 플라이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이닝을 마쳤다.
마리오는 유격수 박진만의 그림 같은 다이빙 캐치에 힘입어 5회를 삼자범퇴로 마쳤고 6회도 박준서 손아섭 홍성흔을 모두 내야 땅볼로 처리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6회까지 94개의 공을 던진 마리오는 2-0으로 앞선 7회에도 마운드에 올랐으나 선두 전준우에게 우전안타를 허용한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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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