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경남, 박빙의 중원 싸움...'명승부 견인'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0.20 16: 29

중원에서의 열띤 경쟁이 명승부를 만들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FA컵' 경남 FC와 결승전서 연장 후반 15분에 터진 박성호의 헤딩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FA컵 3회 우승이자 황선홍 감독이 감독 경력 5년 만에 처음으로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객관적인 전력상 포항이 다소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은 경기 초반부터 뒤집어졌다. 포항과 경남 모두 한 치의 양보없는 승부를 펼친 것. 특히 중원 미드필더에서의 강한 압박과 그 압박을 뚫고 전방으로 공을 공급하는 미드필더들의 수준 높은 경기력은 명승부의 바탕이 됐다.

당초 양 팀은 팀의 핵심 중원 미드필더인 황진성(포항)과 강승조(경남)가 경고 누적으로 결승전을 결장하게 됨에 따라 중원에서의 대결이 맥이 빠질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전혀 달랐다. 간결한 패스와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는 공격 전개를 지속적으로 펼치며 스틸야드를 가득 메운 관중들의 눈을 기쁘게 했다.
물고 물리는 대결이 인상적이었다. 경남은 포항이 황진성의 대체자로 내세운 신진호를 수비형 미드필더 강민혁으로 꽁꽁 차단했고, 포항은 경남이 중원에 배치한 유호준-최영준 듀오의 공격 전개를 이명주-황지수를 이용해 대응했다.
물론 완벽한 차단은 불가능했다. 신진호도 날카로운 패스로 좌우 측면의 노병준과 아사모아에게 기회를 만들어 줬고, 유호준과 최영준도 포항 미드필더들의 압박을 뚫고 김인한과 까이끼에게 수 차례의 슈팅 기회를 만들어 줬다. 팽팽한 미드필드 공방전에도 전방 공격진의 슈팅을 볼 수 있어 관중들은 손에 땀을 쥘 수 있었다.
단판으로 열리는 결승전인 만큼 승부의 균형은 한 쪽으로 기울어 단 한 팀밖에 웃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열린 경기 중 손에 꼽을 만한 명승부를 본 관중들은 수준 높은 경기력에 만족하고 돌아갔을 것이다.
sports_narcotic@osen.co.kr
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