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롯데는 여러 징크스를 깼다.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 4차전에 승리한 롯데는 1992년 이후 무려 20년 만에 준 플레이오프 홈 경기에서 승리를 거뒀다. 또한 2008년부터 작년까지 4년 연속 포스트시즌 1라운드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롯데는 두산을 제물로 또 하나의 징크스를 뚫었다.
롯데는 SK와의 플레이오프 2차전과 3차전을 이기면서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에 단 1승만을 남겨뒀다. 20일 사직구장에서 벌어질 4차전만 승리하면 목표를 달성하는 상황, 게다가 이 장면에는 또 하나의 징크스가 걸려 있었으니 '포스트시즌 사직 낮경기 필패'다.
포스트시즌은 주말 경기에 한해 오후 2시에 치러진다. 그런데 롯데는 포스트시즌에 치러진 낮 경기에 좋은 기억이 최근에는 없다. 그 시작은 2009년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였다. 당시 시리즈전적 1승 1패로 팽팽히 맞서고 있던 롯데는 사직으로 내려온다. 여기서 롯데는 송승준이 김동주에 만루포를 허용하는 등 무너져 3-12로 졌다. 이어 바로 다음 날 경기에서도 롯데는 선발 배장호가 무너져 패퇴, 홈에서 두산에 플레이오프 티켓을 넘겨줘야 했다.

사직 낮 경기에 안 풀리는 건 2010년에도 계속됐다. 다시 두산과 준 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롯데는 잠실에서 2승을 먼저 거두고 홈으로 내려왔다. 그렇지만 3차전에서 두산에 5-6, 한 점차로 졌고 마찬가지로 낮 경기였던 4차전도 4-11로 대패했다. 다시 잠실로 올라간 롯데는 다시 패하며 역스윕을 당했다.
롯데는 2011년 정규시즌을 2위로 마쳐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다. SK를 홈으로 불러들인 롯데는 일요일에 펼쳐진 1차전에서 다시 6-7로 덜미가 잡혔다. 이후 2승 2패로 동률을 맞춘 롯데는 SK와 홈에서 낮 경기인 5차전을 가졌다. 여기서 박정권에 홈런 2방을 허용한 롯데는 한국시리즈 티켓 획득에 실패한다.
2009년 이후 롯데는 사직구장 낮 경기에서 6연패를 당했다. 이를 인식한 탓인지 롯데 구단 관계자는 경기에 우리가 약하지 않다. 올해 사직 낮 경기는 2승을 거뒀다"고 했지만 포스트시즌 징크스는 깨지 못했다. 롯데는 낮 경기인 SK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1-2로 패하며 연패가 '7로 늘어났다.
롯데가 마지막으로 포스트시즌에서 사직 낮 경기 승리를 따낸 건 1999년 10월 17일이 마지막이었다. 당시에는 플레이오프가 7전 4선승제였는데 롯데는 1승 3패로 몰린 상황에서 5차전 사직 낮 경기를 6-5로 잡아냈다. 최고의 외국인타자였던 호세가 9회말 역전 스리런을 터트린 경기가 바로 그 경기다. 이후 롯데는 내리 2경기를 잡아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진출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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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손용호 기자,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