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4]결승타, 번트실패…박재상 '천당과 지옥'
OSEN 이선호 기자
발행 2012.10.20 17: 35

지옥과 천당이 이런 것일까.
20일 사직구장에서 펼쳐진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SK는 2번타자 박재상 때문에 일희일비했다. 2루타를 날려 선제 결승타점을 올렸다. 그러나 중요한 찬스에서 잇따라 번트를 실패하는 통에 공격 흐름이 끊겼고 주자가 비명횡사 할 뻔했다.
2번타자겸 좌익수로 출전한 박재상은 1회초 선두 정근우가 중전안타와 도루에 성공하자 볼넷을 골라 기회를 이어주었다. 그러나 0-0이던 3회초 무사 1,2루에서 번트사인이 나왔으나 초구와 2구 모두 번트에 실패했고 삼진으로 물러나 득점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얼굴을 들지 못했던 박재상은 세 번째 타석에서는 이만수 감독의 얼굴을 환하게 했다. 5회초 1사후 정근우가 좌전안타로 출루하자 우익수 옆으로 굴러가는 2루타를 날려 선제점을 뽑아냈다. 이만수 감독이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러나 네번째 타석에서 이만수 감독을 얼굴을 붉어지게 했다. 1-0으로 앞선 7회초 정근우가 3루수 뒤로 빠지는 2루타를 쳐내 기회를 만들었다. 어김없이 번트사인이 나왔고 2구째 번트를 댔으나 헛스윙. 스타트를 끊은 2루주자 정근우가 비명횡사할 뻔했으나 재치있는 주루플레이로 간신히 살아났다.
순간 이만수 감독이 직접 번트모션을 취하면서 화를 냈다. "왜 번트를 대지 못했느냐"는 질책이었다. 더욱이 박재상은 뒤이어 강영식에게 스탠딩 삼진을 당해 고개를 떨구었다. 뒤를 이은 최정이 득점타를 터트려 팀은 추가점을 뽑았고 실질적인 결승점이 되었다. 만일 롯데 포수 강민호의 2루 송구에 정근우가 잡혔다면 흐름은 그대로 롯데로 넘어갈 뻔 했다.
박재상은 9회초 무사 1루에서도 번트를 투수 앞에 보내는 바람에 주자를 아웃시켰다. 야속하게도 세 번의 번트가 모두 실패한 것이다. 번트에 능한 박재상의 잇따른 실수 때문에 SK는 힘겹게 경기를 풀어갈 수 밖에 없었다. 비록 이겨 승부를 5차전으로 몰고갔지만 박재상의 천당과 지옥을 오가는 플레이에 이만수 감독의 얼굴도 불그락푸르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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