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우승' 황선홍, "오늘 아니면 다른 날은 없다고 생각"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2.10.20 17: 53

"첫 우승이 힘들 거라고 생각을 했다. 오늘이 아니면 다른 날은 없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황선홍 감독이 지휘하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오후 포항 스틸야드서 열린 '2012 FA컵' 경남 FC와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5분에 터진 박성호의 헤딩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우승으로 포항은 1996년 초대 우승과 2008년 우승에 이어 통산 FA컵 3회 우승을 달성하게 됐다. 이는 수원 삼성과 전북 현대, 전남 드래곤즈와 함께 최다 우승 기록이다. 또한 황선홍 감독은 감독 경력 5년 만에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황선홍 감독은 부산 감독 시절인 2009년 컵대회와 2010년 FA컵 결승전에서 준우승에 머무른 바 있다.

경기 후 만난 황선홍 감독은 " 첫 우승이 힘들 거라고 생각을 했다. 오늘이 아니면 다른 날은 없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간절하고 절실한 마음이 있어 우승을 한 것 같다. 벤치서 선수들을 보는데 너무 안쓰러울 정도로 열심히 해줬다. 모두에게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밝혔다.
이어 "전반전에 긴 패스를 너무 많이 사용해서 후반전에는 중원에서 연결하는 것을 주문했다. 또한 선수들이 너무 급했기 때문에 경기 외적인 것보다 내적인 것을 이야기 했다"며 "연장전에 들어간 이후로는 승부차기까지 간다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황선홍 감독은 전날인 19일 열린 공식기자회견서 승부차기에 굉장한 자신감을 보였다. "경남의 승부차기 순번과 킥의 방향까지 다 알고 있다"고 말할 정도였다. 하지만 모두 거짓말이었다. 황 감독은 "경남의 승부차기 순번을 전혀 모른다. 하지만 선수들에게는 수첩 안에 적혀 있다고 말했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안정할 수 있게 하려고 노력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연장 후반 15분에 결승골이 터진 만큼 황선홍 감독은 경기 내내 마음을 조렸다. 특히 예상치 못한 부상자의 발생이 치명타였다. 포항은 후반 중반 박희철 대신 신광훈을 투입하는 바람에 후반 41분 부상을 당한 김대호의 빈 자리를 메우지 못했다. 이에 황선홍 감독은 중원 미드필더 이명주를 풀백으로 돌리는 임시방편을 택했다.
이에 대해 황 감독은 "풀백에 문제가 생기면 김광석이나 김원일을 측면으로 돌리고 조란을 넣으려고 했다. 하지만 조란을 넣으면 상대 공격수들이 매우 빨라 힘든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그래서 김대호의 부상에 아찔 했다. 광훈이를 너무 빨리 교체했나라는 생각이 들기도 했다. 그 순간이 위기였다. 다행히 명주가 풀백에서 잘 해줬다"고 답했다.
한편 남은 시즌 계획에 대해서는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돼 동기부여가 떨어지긴 할 거다. 하지만 남은 리그를 다 버리기에는 애매하다. 구단과 상의하고 머릿속에 있는 것을 잘 정비해서 우리가 목표했던 대로 갈 수 있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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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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