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하면서 받은 첫 MVP다. 기분이 좋다".
황지수(31, 포항 스틸러스)는 수줍게 웃었다. 성실하고 모범적인 성격으로 포항의 든든한 '주장'으로 자리매김한 황지수는 자신의 축구인생 첫 MVP에 쑥스러움과 말할 수 없는 기쁨을 동시에 느끼는 것 같았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 스틸러스는 20일 포항스틸야드에서 열린 2012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서 연장 후반 15분에 터진 박성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경남FC에 1-0 승리를 거뒀다. FA컵 3회 우승이자 황 감독이 감독 경력 5년 만에 처음으로 들어올린 우승컵이다.

이날 경기 MVP는 황지수가 받았다. 주장으로서 팀원들을 독려하고 120분 간의 접전을 승리로 이끈 공로였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황지수는 "많은 관중들이 온 상황에서 우승해서 좋다. 감독님이 우승 경험이 없어서 꼭 드리고 싶었는데 우승해 좋다"고 소감을 밝혔다.
누구나 승부차기를 예감했던 순간 터진 박성호의 결승골에 포항 선수들조차 깜짝 놀랐다. 황지수는 "끝나기 10분 전부터 긴장되고 부담이 됐다"며 승부차기에 대한 압박감이 있었다고 털어놨다. "복귀 후 전반기에는 몸도 좋지 않았다. 하지만 감독님이 기회를 주신 것이 컸다"며 우승의 공을 황 감독에게 돌리기도 했다.
황지수는 포항이 FA컵에서 우승했던 2008년에 함께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하지만 이듬해 바로 공익근무에 복무하느라 포항의 마지막 AFC 챔피언스리그(ACL) 우승을 동료들과 함께 하지 못했다. 이에 황진성은 "우승 소식을 훈련소에서 접해 아쉬웠다. 내년에 ACL에 나갈 수 있으니 좋은 성적을 내도록 하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한편 황지수는 MVP 수상 소감에 대해 "축구하면서 MVP 받은 것이 처음이다. 기분이 좋다"며 "개인적으로는 경기 별로였는데 주장으로서 선수들과 하자는 마음이 이끈 것 같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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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이대선 기자 sunda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