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시즌 두산 베어스 소속으로 14승을 올리며 에이스 노릇을 했던 라쿠텐 골든이글스 우완 켈빈 히메네스(32)가 다시 한 번 한국 복귀에 대한 바람을 이야기했다.
히메네스는 올 시즌 종료 후 “라쿠텐에서 약속된 2시즌을 보낸 만큼 이번에는 다시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그는 2010시즌 김선우와 함께 선발 원투펀치로 맹활약하며 27경기 14승(1완투승) 5패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두산의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한 바 있다. 특히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3회까지 호투를 펼치다 4회 엄지에 갑작스레 물집이 잡혀 난조를 보이며 조기강판, 팀의 패퇴로 이어졌던 기억도 있다.
에이전트의 강력한 추천으로 인해 두산과의 재계약 대신 일본 라쿠텐으로 이적, 2년 계약을 맺었던 히메네스는 2년 간 31경기 6승 17패(1완투) 평균자책점 3.35로 불운한 성적표를 받았다. 올 시즌 초반에는 ‘마군’ 다나카 마사히로와 함께 실질적인 에이스 노릇을 하고도 상대적으로 약한 팀 전력으로 인해 주목을 받지 못했다.

“한국으로 돌아가고 싶다. 그곳에서 꼭 다음 시즌 뛰고 싶다”라는 뜻을 밝힌 히메네스. 올 시즌을 끝으로 라쿠텐과의 2년 계약이 종료된 히메네스는 지난해 3월 팔꿈치 재활을 위해 라쿠텐의 연고지인 센다이에 머물렀다가 동일본 대지진 비극을 직접 겪은 바 있다. 히메네스가 한동안 지진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했고 라쿠텐 연고지 센다이에 크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두산에서도 지난해 스콧 프록터의 계약이 확정되기 전 히메네스 재영입을 알아보았으나 에이전트 측에서 미리 “히메네스는 2012년까지 라쿠텐 소속”이라는 점을 재확인시켜 계획이 무산되었던 바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선수 본인이 계약 종료와 함께 한국으로의 복귀를 염원하고 있다는 점이 큰 변수다.
더스틴 니퍼트와의 재계약이 사실상 확정된 두산은 올 시즌 세이브 부문 2위(35세이브)를 기록하며 외국인 마무리로서 한 시즌 최다 세이브를 올린 프록터와의 재계약을 고민하고 있다. 한 야구인은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활용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던 프록터에 대해 “어깨 상태가 그리 좋지 않다고 알고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2009~2010시즌 팔꿈치 수술 및 재활을 마치고 한국 땅을 밟은 프록터의 어깨 상태는 두산도 주목하지 않을 수 없는 부분이다.
검증된 기량을 인정받은 히메네스의 두산 복귀는 팀에서도 당연히 환영할 만 하다. 그러나 프록터는 마무리로서 많은 세이브를 올린 동시에 야구 외적으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당초 계획이던 외국인 선수 3명 보유, 2명 출전 방안이었다면 두산의 고민은 없겠지만 신생팀 NC를 제외한 8개 구단의 외국인 선수 제도가 2명 보유, 2명 출전으로 한정되면서 비시즌 고민이 증폭될 가능성이 크다.
히메네스는 두산에서의 한 시즌 동안 선발 등판 후 스스로 이튿날 러닝으로 몸 상태를 유지시키는 등 좋은 모습을 자주 보여준 모범적인 외국인 투수다. 프록터는 자기 관리 뿐만 아니라 팀 플레이어로서 국내 투수들에게도 커다란 본보기가 된 마음씨 착한 선수다. 히메네스의 국내 보유권을 갖고 있는 동시에 프록터와의 재계약 여부를 고민 중인 두산은 과연 어느 쪽의 손을 들어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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