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의 한국야구 미국야구] "오마이 마리오!"
OSEN 대니얼김 기자
발행 2012.10.21 06: 51

[OSEN=대니얼 김 객원기자] 벼랑 끝에 몰린 SK 와이번스의 이만수 감독은 플레이오프 4차전을 앞두고 외국인 투수인 마리오 산티아고를 선발투수로 예고했다. 정규 시즌 동안 고작 18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던 마리오가 과연 궁지에 몰린 팀을 구할 수 있을까?
그가 마지막으로 마운드에 오른 것은 지난 10월 1일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였다. 무려 20일 동안 정식 경기 마운드에 서지 못했다는 뜻이다. 물론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마리오가 그동안 꾸준히 준비를 했다고 하지만 사직구장에서 열리는 플레이오프 4차전과 연습경기는 다르다.
4차전을 앞두고 그가 어떤 투구내용을 보여줄지 쉽게 예측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SK의 시즌이 그의 어깨에 달려 있었던 것은 분명한 사실이었다.

마리오와 같이 오랜 기간 동안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투수의 가장 큰 문제는 투구감각이다. 메이저리그에서는 ‘sharp'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과연 지난 3개월 동안 단 3경기밖에 등판하지 못한 마리오가 투구 감각을 찾을 수 있을지는 뚜껑을 열어봐야 알 수 있었다.
드디어 마운드에 오른 마리오는 1회 말부터 적극적으로 롯데 자이언츠의 타선을 공략했다. 그는 박준서를 ‘백도어 커브‘로 삼진으로 잡아내는가 하면 롯데 타선의 핵인 홍성흔과는 패스트볼로 정면승부하며 헛스윙 삼진을 기록했다. 경기시작과 함께 그는 롯데 타자들에게 메시지를 전달했다.
’쳐 볼테면 쳐봐라! ‘
마리오의 정규 시즌은 ‘업 앤드다운’이었다.
시즌 첫 달인 4월에 그는 평균 자책점 1.37을 기록하며 산뜻하게 출발했다. 하지만 5월에는 무려 6.46을 기록하며 불안정했다. 6월에는 다시 2점대로 평균 자책점을 끌어내리며 안정을 찾는가 싶었다. 그리고 7월 그의 평균자책점은 6.00을 기록한다.
선발 로테이션의 한 자리를 지켜주길 바랬던 SK 구단의 입장에서는 기복이 심한 마리오의 모습이 불편할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6월 말에는 무릎 부상까지 당하며 결국 전력에서 완전히 이탈하게 된다. 하지만 플레이오프 4차전은 마리오가 벼랑 끝에 몰린 팀을 구하며 정규시즌 동안 구단과 동료들에게 졌던 빚을 깨끗이 갚는 순간이었다.
마치 불과 몇 시간 전 메이저리그 내셔널리그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배리 지토가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를 구했던 모습을 연상케 하는 경기였다. 지토 또한 한때 샌프란시스코 팬들의 원망이 대상이 되기도 했다. 고액 연봉자이지만 작년 시즌 고작 3승밖에 기록하지 못했던 그는 챔피언십 시리즈에서 3-1로 뒤지고 있던 상황에서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라 7⅔이닝동안 무실점으로 세인트루이스 타선을 막아내며 팀을 벼랑에서 구해내는 데 성공했다.
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마리오가 보여준 투구 내용은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마리오의 호투에 힘입어 이제 SK와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시리즈는 5차전을 남겨두고 있다. 과연 마리오의 ‘업엔드다운“ 시즌이 한국 시리즈로도 이어질지 지켜봐야겠지만 SK에게 ’내일’이 있을 수 있었던 이유는 마리오가 있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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