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300회, 마침표 아닌 ‘쉼표’라 특별했다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10.21 07: 59

생각했던 만큼 화려하지도 않았고, 기대한 만큼 재미있지도 않았다. 그러나 7년간 끝도 없이 달려온 길 한가운데 선 이들에게 주어진 달콤한 휴식은 앞으로의 무한히 풀어낼 얘기가 있었음에 의미가 있었다. 마침표가 아닌 ‘쉼표’라는 점에서 그들은 특별했다.
20일 오후 방송된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은 300회 특집을 맞아 한 박자 쉬어간다는 의미로 쉼표 특집을 마련했고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길, 하하, 노홍철 등 7명의 멤버들이 그간 방송을 되짚어보며 앞으로의 얘기를 풀어내는 시간을 가졌다.
이날 가장 먼저 시작된 것은 멤버들이 그간 무한도전이 300회를 맞기까지 가장 의미가 있었던 방송을 꼽는 일부터 시작됐다. 그리고 멤버들이 각자 마니또를 뽑아 수호천사로 변신, ‘소울푸드’를 준비하며 멤버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면서 7년간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했다.

조금은 ‘무도’스럽지 않은 너무 착한 방송에 조금은 흥미를 잃어가고 있을 때쯤 등장한 것은 다름 아닌 텐트였고,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짠한 마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300회 쉼표 특집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지극히 감출 수 있었던 방송인으로서의 삶의 애환을 고스란히 보여준 유재석과 정형돈. 사람이 많은 곳에 가족과 함께 가지 못하는 유재석과, 그런 그의 모습을 보면서 자신 역시 걱정이라고 말하는 정형돈. 또한 이 과정에서 정형돈은 ‘무도’ 녹화 중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들었지만 쉽게 녹화를 접지 못하는 자신이 너무 싫었다고 말하며 가슴 아픈 사연을 들려주기도 했다.
아주 단순한 에피소드를 하나 오픈했을 뿐이지만 그 자체로 그들의 개인적인 아픔을 드러내는 것으로 짠한 감정을 가지게 만들었고, 그들의 삶을 차지하고 있는 ‘무도’에 대한 얘기로 연결되며 또 다른 이야기 거리를 만들어냈다. ‘무도’가 내일이라도 당장 끝날까봐 걱정될 만큼 그들 삶에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음을 직간접적으로 표현하기도.
이와 함께 유재석은 자신의 존재 자체가 후배들에게 큰 걸림돌이 될 수 있어 걱정이라고 말했고, 이와 함께 박명수와 정준하는 지난 달 슈퍼세븐 콘서트 취소와 함께 하차 소동을 겪은 길에게 선배로서의 조언과 격려를 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특히 ‘무도’ 멤버로 활약하던 중 결혼에 골인한 정준하가 멤버들 중 네 번째로 아기 아빠가 된다는 사실을 방송을 통해 공개하면서 그들 삶 자체가 ‘무도’와 얼마나 연결돼 있는지를 보여줬다. ‘무도’를 하면서 유재석, 박명수, 정형돈, 정준하가 결혼을 했고, 하하는 오는 11월 가수 별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다.
조금은 심심할 수 있었지만 잔잔한 감동으로 마무리했다. ‘무도’를 통해 진실한 모습을 보여주고 한층 단단해지며 함께 성장한 멤버 개개인의 모습을 보여준 이번 300회 특집은 ‘무도’를 꾸려온 멤버들에게 집중하며 새로운 이야기를 풀어낼 ‘무도’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게 하는 묘한 방송이었다. ‘300회’라는 특별한 날에도 빵빵한 게스트와 화려함 없이 일곱 멤버들로만 그득하게 채운 여유를 부린 ‘무도’는 그 자체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입증했다.
또한 입 밖으로 내뱉는 ‘말’이 가지고 있는, ‘말’ 그대로의 힘을 느끼게 해주며 서로의 애환과 상처를 쓰다듬는 모습은 힐링과 쉼표의 미학을 보여주며 앞으로 더욱 치열하게 무한한 도전에 나설 멤버들의 모습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높은 곳에 있을수록 낮은 곳으로 임한 ‘무도’, 그 자체로 특별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은 “'언제까지 ‘무도’을 할수있을지 모르지만 ‘무도’가 끝나도 우리 인연은 무한도전이 되길 바래'라는 말 너무 감동적이었다”, “‘무도’ 300회를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진심으로”, “아 제발, ‘무도’ 저 좀 울리지 마요”, “쉼표, ‘무도’ 300회. 나도 오늘은 내 인생에 잠시 쉼표를 찍고 갈 결심을. 아둥바둥노력해도 돌아보면 늘 제자리. 삶에 여유를. 나에게 쉼표를 줘야겠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21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무도’ 300회 특집은 전국 기준 15.1%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분이 기록한 13.7%보다 1.4%P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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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방송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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