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불후’, 300회와 신중현으로 풀어낸 의미있는 ‘경쟁’
OSEN 조신영 기자
발행 2012.10.21 11: 03

단순하게 시청률 경쟁으로만 보자면 MBC ‘무한도전’(이하 무도)이 그 자체로 1등이고, 유재석 등 다수의 예능인이 출연한다는 점에서 이슈 선점에서도 우세하다. 하지만 신중현 특집을 통해 돌아본 KBS 2TV ‘불후의 명곡-전설을 노래하다’(이하 불후)의 1인자를 의식하지 않는 의미 있는 약진이 있기에 1등도 빛났고, 두 프로그램의 경쟁을 지켜보는 시청자들은 그 자체만으로 ‘행복’하다.
지난 20일 동시간대 방송된 ‘무도’와 ‘불후’는 각각 ‘300회 특집’과 왕중왕전으로 펼쳐진 신중현 특집을 내보내면서 자신들의 갈 길을 여실히 보여줬고, 의미 있는 경쟁을 통해 시청률이 동반 상승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이날 ‘무도’는 예상을 깨는 300회 특집으로 시청자들에게 짠한 감동을 선사했다. ‘300회’라는 특별한 날에도 빵빵한 게스트와 화려함 없이 일곱 멤버들로만 그득하게 채운 여유를 부린 ‘무도’는 그간 무한도전이 300회를 맞기까지 가장 의미가 있었던 방송을 꼽으며 시작했다.

이후 멤버들이 각자 마니또를 뽑아 수호천사로 변신, ‘소울푸드’를 준비하며 멤버들에게 음식을 전달하면서 7년간의 끈끈한 정을 느끼게 했고 텐트를 등장시켜 멤버들의 인간적인 모습에 짠한 마음과 진한 감동을 선사, 300회 쉼표 특집의 의미를 느낄 수 있게 했다. 그 자체로 자신들의 존재가치를 입증한 방송이었다.
‘무도’ 300회에 맞선 ‘불후’는 전설 중의 전설, 록의 대부 신중현이 등장했고 제작진과 후배 가수들은 그간 프로그램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모두 쏟아냄과 동시에 전설의 품격에 맞는 전에 없는 아름다운 무대를 꾸미며 시청자들의 극찬을 받았다. 지난 1955년 미8군 무대를 오가며 음악인생을 시작한 이후 수많은 명곡을 만들어낸 신중현의 회고와도 같은 방송이었기 때문.
지난 2006년 은퇴 공연 뒤로 두문불출하다 최근 미국 공연 등 굵직굵직한 무대에만 서왔던 신중현이 방송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불후’의 영광이자 전환점. 또한 그가 자신의 음악인생을 정리하는 시점에서 출연요청을 수락했다는 점에서도 그간 비교대상이 됐던 MBC '나는가수다2'와는 이제는 다른 길을 걷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주는 의미 있는 방송이었다. 이뿐이랴. 성훈, 강민경, 노브레인, 김태우 등을 통해 재탄생된 신중현의 명곡을 들으며 추억에 잠길 수 있는 큰 선물을 선사했으니 시청자들에겐 더 없이 좋은 시간이었다.
그간 ‘무도’의 장기 부재 속에서 조금씩 힘을 비축한 ‘불후’는 ‘무도’의 귀환과 함께 시청률이 한자리 수로 떨어지면서 고전했지만, 이번 신중현 편을 통해 9주 만에 다시 시청률 두 자릿수로 재 진입했다. 물론 1인자인 ‘무도’도 300회답게 하락했던 시청률이 상승세로 돌아서며 동시간대 1위를 차지해 그 의미를 더했다. 21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결과에 따르면 ‘무도’ 300회 특집은 전국 기준 15.1%의 시청률을 기록했고, ‘불후’ 신중현 특집은 10.8%를 기록했다.
‘쉼표’라는 단어를 내세워 멤버들의 힐링타임으로 앞으로 써내려갈 얘기를 풀어낸 ‘무도’와 신중현이라는 전설을 내세워 그간의 모든 방송 노하우를 쏟아내며 전에 없는 무대를 펼쳐낸 ‘불후’. 비록 동시간대 경쟁하는 프로그램이지만, 자신들만의 갈 길을 확연하게 보여준 두 프로그램의 300회 특집과 신중현 특집은 서로의 시청률을 빼앗지 않고도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음을 보여준 의미 있는 방송이었다. 1인자와 약하지 않은 2위, 그들이 앞으로 펼칠 의미 있는 경쟁을 눈여겨봐야할 이유다.
이날 방송 후 두 프로그램을 두고 시청자들 역시 “‘무도’, ‘불후’ 오늘 정말 둘 다 보고 싶었던 방송이었다”, “‘무도’와 '불후’ 번갈아 보느라 힘들었다”, “오늘 ‘무도’, ‘불후’ 둘 다 의미있는 방송이었던 것 같다. '무도’는 승자의 여유로움을 부렸는데 ‘불후’는 신중현 그 자체만으로 멋있었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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