셀타 비고의 공격수 박주영(27)이 레알 마드리드와 중요한 일전서 파코 에레라 감독의 두터운 신임을 재확인했다.
박주영은 21일(이하 한국시간) 레알 마드리드와 2012-2013시즌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8라운드 원정 경기서 후반 12분 교체 출전해 결정적인 헤딩 슈팅을 날리는 등 35분간 그라운드를 누볐다.
'무적함대' 레알을 상대로 0-2의 패배를 면치 못했지만 박주영에게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0-1로 뒤지고 있던 후반 12분 박주영은 이아고 아스파스와 바통을 터치하며 5경기 연속 출전을 이어갔다.

에레라 감독은 0-1로 뒤지고 있던 중요한 순간에 팀의 에이스인 아스파스를 내보내고 박주영을 투입했다. 수장의 두터운 신임을 알 수 있는 의미있는 대목이다.
박주영도 감독의 크나 큰 기대에 충분히 부응하는 활약을 펼쳤다. 그라운드를 밟자마자 레알의 공세가 더욱 거세지며 후반 막판까지 수비에 치중, 제대로 된 기회를 잡지 못하는 듯했다.
하지만 후반 42분 상대를 교란하는 번뜩이는 움직임과 날카로운 득점 본능을 동시에 뽐냈다. 헤딩 슈팅이 이케르 카시야스의 선방에 막히며 득점엔 실패했지만 라파엘 바란을 따돌리는 움직임에 정확한 위치 선정에 이은 마무리까지 흠잡을 데 없는 과정을 선보였다.
스페인 지역지 '파로 데 비고'도 "박주영은 후반 막판 훌륭난 헤딩 슈팅을 시도했다. 카시야스의 손에 걸려 골로 연결되지는 않았지만 이날 셀타의 가장 결정적인 슈팅을 한국인 박주영이 만들었다"며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박주영은 당초 이란과 A매치에서 오른쪽 다리에 근육 부상을 입어 출전이 불투명해 보였다. 하지만 부상 정도가 심각하지 않아 마드리드 원정 명단에 포함됐고, 이날 셀타의 가장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어내며 수장의 신뢰에 보답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여름 청운의 꿈을 안고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입성, 명문 클럽 아스날의 유니폼을 입었지만 아르센 웽거 감독의 철저한 외면 속에 부침을 겪어야 했다.
하지만 스페인 무대서는 달랐다. 지난 16일 발렌시아전서 후반 27분 교체 투입하며 스페인 무대 데뷔전을 치른 박주영은 지난달 23일 헤타페전서 후반 22분 그라운드를 밟은지 2분 만에 결승골을 터뜨리며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에레라 감독의 전폭적인 신뢰 속에 자신의 진가를 발휘하고 있는 박주영이 오는 28일 데포르티보전서 시즌 2호골 사냥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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