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31)의 진정성이 받아 들여질 수 있을까?.
이천수는 지난 21일 광양 축구전용구장에서 열린 전남과 인천의 K리그 36라운드 경기에 모습을 드러냈다. “팬들에게 사과하겠다는 생각에 순수한 마음으로 왔다”는 이천수는 경기장으로 입장하는 관중에게 일일이 고개를 숙이며 용서를 구했다.
이천수는 지난 2009년 수원에서 방출돼 임의탈퇴 신분이었지만 전남으로 이적에 성공했다. 그러나 이천수는 코치진과 언쟁, 훈련 불참, 감독 지시 불이행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그러다가 같은 해 6월 팀을 무단이탈, 사우디아라비아 알 나스르로 이적했다. 이에 전남은 이천수를 임의탈퇴 공시했다.

이후 그는 일본 J리그에서 활동했지만 현재는 계약이 만료돼 소속팀이 없는 무적상태다.
이미 이천수는 전남 구단을 방문한 바 있다. 이천수는 지난 1월 구단을 찾았다. 사과를 하겠다고 방문했지만 그는 생각과는 다르게 구단 직원들과 별 접촉이 없었다. 또 이천수는 지난 1월에도 구단 홈페이지에 공개사과문을 올려 "많은 분들에게 하지 말았어야 할 말과 행동을 했다. 너무나 후회하고 있고, 죄송하다는 말 밖에 드릴 수 없다"고 했다.
하지만 전남 구단은 이천수의 상황에 대해 크게 개의치 않았다. 전남은 "진정성이 없다"며 임의탈퇴 철회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두 번째 방문도 갑작스럽게 이뤄졌다. 예고가 없는 상황에서 불쑥 찾아와 팬들에게 사죄의 인사를 건넸다. 지난 방문에서 사과를 하지 못한 이천수는 그동안 많은 고민을 했다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장고 끝에 이천수는 홈 3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광양을 다시 방문했다.
이번을 시작으로 이천수는 남은 홈 경기를 모두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시즌 말미에 와서 홈 경기 때마다 경기장을 찾는 관중들에게 사과의 인사를 전하겠다는 말이다.
그러나 축구인들의 반응은 회의적이다. 이천수가 죽을 정도의 잘못을 한 것은 아니지만 피해 당사자들에 대해 진정성 있는 사과가 필요하다는 이야기. 코칭스태프들뿐만 아니라 전남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모두 직접적인 사과가 필요하다는 것. 한 축구인은 "이천수의 사과는 이제 시작이다"는 의미심장한 이야기를 내놨다.
갑작스런 방문은 제대로 된 뜻을 반영할 수 없다. 그리고 팬들에 대한 사과도 중요하지만 당사자들에 대한 사과가 우선이다. 당사자들에게 진정성이 드러날 수 있는 사과가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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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