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 SK의 절대 과제, “김성배를 넘어라”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22 06: 59

예상치 못한 변수에 허덕이고 있다. 그러나 이 변수를 지워내지 못하면 5차전 전망도 어두워진다.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의 고비에 선 SK로서는 김성배(31·롯데)라는 벽을 반드시 뛰어넘어야 한다.
김성배는 올 시즌 포스트시즌 최고의 신데렐라라고 할 만하다.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개근하며 좋은 활약을 선보인 김성배는 그 기세를 플레이오프까지 이어가고 있다. 3차전까지 1승 평균자책점 1.50의 호투다. 특히 롯데가 승리한 2·3차전에서는 수호신이었다. 2차전에서는 2⅔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전의 발판을 놨고 3차전에서도 1⅓이닝을 퍼펙트로 막으며 홀드를 챙겼다.
SK는 김성배의 공에 좀처럼 손을 대지 못하고 있다. 몇 번 방망이가 헛돌아가자 당황하는 기색도 보인다. “고원준과 김성배의 공을 전혀 치지 못했다”며 3차전 패인을 밝힌 이만수 SK 감독은 김성배에 대해 “몸쪽과 바깥쪽에 꽉 차는 제구가 잘 된다”라고 평가했다. 공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직구와 변화구 모두 제구가 좋으니 공략하기가 힘들다는 뜻이었다.

SK 타자들은 공 끝의 움직임에 주목했다. 박재상은 “구속이 당황스러운 것은 아니다”라고 하면서도 “정규시즌보다는 컷 패스트볼을 많이 던지더라. 눈에는 ‘왔다’ 싶은데 막상 휘두르면 방망이에는 빗맞는다. 땅볼과 플라이가 나오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SK 선수단 내부에서도 전체적으로 “까다롭다”, “포스트시즌 들어 공이 더 좋아졌다”라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이대로 당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5차전 향방과도 직결되는 문제다. 양승호 롯데 감독은 김성배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드러내고 있다. 지금 컨디션으로만 보면 정대현만큼이나 믿음직스럽다. 4차전과 이동일까지 이틀을 쉰만큼 5차전에는 승부처에 다시 김성배 카드를 꺼내들 확률이 매우 높다. 한국시리즈 티켓을 위해 김성배 공략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
올 시즌 69경기에 나서 3승4패2세이브14홀드를 기록한 김성배는 공교롭게도 SK를 상대로는 재미를 못 봤다. 정규시즌 13경기에서 9이닝을 던지며 1승1패1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7.00이었다. SK는 김성배를 상대로 9이닝 동안 안타 12개를 때렸다. 비결은 우타자들의 힘이었다. 이호준(타율 .667), 최정(.500), 정근우(.400), 김강민(.400)이 김성배를 상대로 좋은 성적을 냈다. 이들의 활약이 중요한 시점이다.
기 싸움에서 밀리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 2차 드래프트를 통해 두산에서 롯데로 옮겨온 김성배는 모처럼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투혼을 다하고 있다. 감기몸살로 컨디션이 썩 좋지 않음에도 이를 악물었다. 김성배의 공이 정규시즌보다 더 빨라 보이는 것도 이와 연관이 있다. SK 타자들은 3차전까지 김성배의 기에 눌렸다. 누군가가 이 보이지 않는 흐름을 깨뜨려 줄 필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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