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에 하나 국제배구연맹(FIVB)의 유권해석이 뒤집힌다면 회사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갈 것이다".
김연경(24) 사태가 다시 한 번 논란의 쟁점에 올랐다.
김연경은 지난 19일 국회를 찾아 흥국생명과 분쟁 및 국제이적동의서(ITC) 발급에 관한 공식 기자회견을 가졌다. 민주통합당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위원들이 이 문제를 국정감사에서 적극적으로 논의하면서 김연경 사태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최근 국제배구연맹(FIVB)은 흥국생명과 페네르바체 사이에서 FA분쟁에 휩싸인 김연경에 대해 '흥국생명 선수'로 규정하고 소속팀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김연경은 이 결정에서 근거로 제출된 합의서가 대한배구협회의 강요로 씌여졌으며 비공개를 전제로 작성됐다고 주장, 결정에 따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에 페네르바체와 터키배구협회는 22일(한국시간) FIVB와 만나 이 문제에 대해 다시 논의할 계획을 갖고 있다. 특히 김연경의 에이전트인 윤기영 인스포코리아 대표는 "FIVB의 결정이 변하지 않을 경우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에 재소하겠다"며 "CAS에서 같은 결정을 내릴 경우 따르겠다"고 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김연경의 이와 같은 대응에 대해 흥국생명은 변함없는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박진호 흥국생명 부단장은 OSEN과 통화에서 "회사의 로직은 명확하다. 아무리 월드스타라고해도 예외의 규정을 둘 수는 없다. 우리는 규정을 준수할 것"이라고 못박았다.
박 부단장은 기자회견이 끝난 후 납득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연경 측이 취재진과 가진 인터뷰 내용에 대해 "합의서가 강요로 쓰여졌다는데 터무니없는 억지주장이다. 김연경이 미성년자인가"라고 되물은 박 부단장은 "분명히 9월 7일 합의서를 작성하면서 FIVB 유권해석을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그런데 이제와서 정당한 결정이 아니라 마치 FIVB가 잘못한 것처럼 운운하고 있다"며 불쾌감을 드러냈다.
또한 박 부단장은 "FIVB도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로컬룰을 존중해 내린 결정이다. 물론 FIVB의 결정에 합의서가 영향을 미치지 않았을 리는 없지만 그렇다고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고 부정했다.
흥국생명 측도 유권해석에 불만을 가진 김연경과 페네르바체, 터키배구협회가 FIVB를 직접 방문할 것이라는 내용은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 쪽으로 생각은 하고 있지 않지만 만에 하나 FIVB의 유권해석이 뒤집힌다면 회사 차원에서 법률적 검토에 들어갈 것"이라며 "회사 입장에서는 개인이 규정을 위반해 이런 결과를 초래했고 내부 전체의 규정을 흔드는 행위를 하고 있는데 바로 꼬리를 내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강경하게 맞대응할 것임을 내비쳤다.
터키에서 한국까지 날아와 기자회견을 연 김연경의 모습을 흥국생명은 '동정여론에 읍소하는 것 아니냐'고 보고 있다. 감정의 골은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깊어져만 가고 서로를 이해할 생각은 희박해져만 가고 있는 상황이다. 너무 멀리까지 와버린 김연경 사태가 원만하게 해결될 수 있을지, 이제는 그 누구도 장담하기 어려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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