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떼 야구가 롯데를 13년 만에 한국시리즈로 이끌 수 있을까.
롯데가 13년 만에 한국시리즈 진출을 노리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SK와 2승·2패로 팽팽히 맞서있는 SK는 21일 문학구장에서 최종 5차전을 치른다. SK가 1차전에서 올 시즌 최고의 피칭을 펼친 에이스 김광현을 예고했지만 2·4차전에서 흔들린 박희수·정우람 필승조가 걱정이다. 롯데는 에이스 쉐인 유먼에 송승준·정대현·김성배가 총동원될 예정이다.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롯데는 마운드의 힘으로 승부하고 있다. 두산과 준플레이오프 4경기, SK와 플레이오프 4경기 등 총 8경기에서 팀 평균자책점이 2.55에 불과하다. 경기당 평균 3점 미만으로 막아내고 있는데 특히 불펜의 힘이 절대적이다. 선발진 평균자책점은 3.48이지만,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1.88밖에 되지 않는다. 구원투수들만 경기당 평균 4.1명 투입하는 양떼 야구가 위력을 떨치고 있다.

특히 이어던지기가 효과적이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이닝 도중 투수교체로 재미를 봤다. 주로 주자가 있을 때 투수교체를 단행했고, 구원투수들은 흔들리지 않으며 승계주자의 실점을 허락하지 않았다. 롯데의 올해 포스트시즌 8경기 승계주자 실점률은 20.6%에 불과하다. 페넌트레이스 1위 삼성(23.6%)을 능가하는 수치. 그만큼 투수교체가 잘 이뤄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플레이오프 기간만 놓고 보면 롯데의 마운드는 더욱 위력적이다. 4경기 평균자책점 2.25. 선발과 불펜이 나란히 18이닝씩 던졌는데 선발진(3.00)보다 불펜진(1.50) 평균자책점이 더 낮았다. 특히 김성배가 팀 내 가장 많은 6이닝을 소화하며 1실점으로 평균자책점 1.50으로 분투 중이다. 4차전에 이어 20일 이동일까지 연이틀 휴식을 취한 그이기에 5차전이 더 기대된다.
롯데는 1차전에서 5⅓이닝 5피안타(1피홈런) 1볼넷 7탈삼진 2실점으로 역투한 유먼이 다시 선발 마운드에 오른다. 하지만 4차전에서 이정민·강영식·김사율의 역투 속에 김성배·송승준·정대현 필승조를 충분히 아낄 수 있었다. 4차전 패배 속에서 얻은 수확.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양승호 감독은 한 박자 빠른 투수교체 재미보고 있다. 과연 5차전에서도 그 효과를 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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