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와이번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2012년 플레이오프는 1년 전과 판박이로 진행되고 있다. 2위와 3위의 순위는 바뀌었지만 2승 2패로 5차전까지 시리즈를 끌고왔다. 당시 초임이었던 SK 이만수 감독과 롯데 양승호 감독은 올해 2년차를 맞아 원숙한 팀 운영으로 우승에 재도전하고 있다.
게다가 5차전을 앞두고 비가 내리는 것까지 같다. 지난해 사직구장에서 10월 22일 열릴 예정이던 플레이오프 5차전은 비로 인해 열리지 못했다. 이를 두고 어느 쪽에 이득으로 작용할지 의견이 분분했다. 양 팀 모두 투수들이 하루 더 쉬었기에 서로 이득이라는 분석을 내놓았었다.
뚜껑을 열어보니 SK의 우위로 나타났다. 롯데는 4차전에서 많이 던졌던 장원준과 부첵을 하루의 여유가 더 생기며 5차전에도 다소 무리를 해 투입했는데 거기가 승부처가 됐다. 장원준은 아웃카운트를 잡지 못하며 2실점, 부첵은 ⅓이닝 2실점으로 부진했다. 반면 준 플레이오프를 거치며 올라온 SK는 가뭄의 단비와도 같았다. 특히 정우람은 5차전에서 3이닝 퍼펙트로 세이브를 따내는 기염을 토했다.

만약 22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질 예정인 플레이오프 5차전이 비로 연기된다면 어느 쪽에 유리하게 작용할까. 현재로선 양 팀 모두에 호재가 될 수도, 악재가 될 수도 있다. 우선 SK는 4차전에 나섰던 박희수와 정우람이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다. 특히 정우람은 플레이오프 들어 지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더욱 비가 반갑게 느껴질 수 있다. 다른 한편으로는 4차전 승리의 기세가 꺾일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을 수 없다.
롯데는 4차전에서 투수를 최대한 아꼈다. 핵심요원으로 활약중인 김성배가 하루를 더 쉰다는 건 그만큼 호재다. 4차전 패배로 한풀 꺾였던 팀 분위기를 끌어 올릴 수 있다. 하지만 4차전에서 전력소모가 더 심했던 쪽이 SK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예정대로 경기를 치르는 게 낫다고 판단이 가능하다.
의외로 삼성이 어부지리를 얻을 가능성도 있다. SK와 롯데가 비로 하루를 더 쉬게 된다면 4차전 선발투수까지 불펜대기가 가능해 진다. 삼성으로선 최대한 전력을 소비하고 올라올 팀을 상대하게 되니 더욱 여유가 생긴다.
오전 7시에 기상청에서 발표한 인천 문학구장 일기예보는 오후 3시까지 강수확률 70%다. 한국시리즈 길목에 선 두 팀이 날씨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cleanup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