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O5] 김광현-유먼, 추위와 부담감에 무너지다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2.10.22 20: 08

막중한 책임감 속에 마운드에 오른 두 명의 좌완투수, 김광현(24,SK 와이번스)과 쉐인 유먼(33,롯데 자이언츠)이 나란히 조기 강판됐다.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도 선발 맞대결을 펼친 김광현과 유먼은 22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플레이오프 5차전에서 재대결을 가졌다. 1차전 6이닝 1실점 10탈삼진을 기록했던 김광현과 5⅓이닝 2실점 7탈삼진을 올려 불꽃튀는 투수전을 벌였던 유먼은 이날은 제 컨디션이 아닌 듯 나란히 부진했다.
먼저 마운드를 떠난 쪽은 김광현이다. 1회 2사 후 만루를 채워 위기를 자초했던 김광현은 강민호를 삼진으로 돌려세워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러나 2회 롯데의 집중타를 견디지 못했다. 박준서의 안타와 황재균의 번트, 본인의 2루 견제실책으로 1사 3루에 몰린 김광현은 문규현에 희생플라이를 내줘 선취점을 허용했다.

이어 2사 후 김광현은 4연속 안타를 맞고 2점을 더 내줬다. 김광현이 맞은 안타 가운데 3개는 빗맞은 타구였지만 결과적으로 김광현의 강판을 초래했다. 결국 김광현은 1⅔이닝 6피안타 3탈삼진 3실점으로 기록한 채 마운드를 채병용에 넘겨야 했다. 1회 2사까지는 최고구속이 150km를 찍었지만 투수수가 늘어나며 2회엔 직구가 143km까지 떨어졌다.
유먼 역시 5회를 채우지 못했다. 2회 박정권과 김강민에 연속안타를 맞은 유먼은 1사 2,3루에서 대타 조인성에 2타점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이 떨어지지 않아 안타로 연결됐다.
3회는 3자범퇴로 넘긴 유먼, 4회 1사 후 박정권에 2루타를 내주면서 다시 실점위기에 몰렸다. 롯데는 3-2로 앞선 상황이었기에 유먼을 빼고 송승준을 조기 투입하는 강수를 뒀다. 빠른 교체에 불만을 느낀 듯 유먼은 마운드를 내려오며 격한 제스쳐를 취하기도 했다. 곧이어 김강민의 타구를 2루수 박준서가 놓쳐 유먼이 남겨 둔 주자는 동점주자가 됐다. 3⅓이닝 4피안타 3실점(2자책점), 투구수는 불과 44개만을 기록했다.
이들이 조기강판된 이유 가운데 하나는 추운 날씨다. 경기 3시간 전까지 내린 비로 기온이 급강하하며 투수들이 투구하기 좋지 않은 기후가 됐다. 어깨가 완전치 않았던 김광현이나 발가락 부상 이후 밸런스가 완벽하게 돌아오지 않은 유먼 모두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게다가 유먼은 미국에서도 가장 더운 루이지애나 주 출신이다.
또한 두 선수 모두 한국시리즈 등판을 염두에 뒀을 수 있다. 이날은 한국시리즈 7차전이 아닌 플레이오프 5차전, 온 힘을 다해 던져야 하는 상황이지만 만약 한국시리즈에 나갔을 때를 대비해 한 푼 정도 힘을 아껴야만 했다. 선발투수가 모두 조기강판된 가운데 SK와 롯데는 5회말 현재 3-3으로 팽팽히 맞서 불펜싸움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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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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