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 좌완 쉐인 유먼(33)은 정규시즌에서 에이스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뽐냈다.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 마운드에 그가 있었기에 롯데는 4강 진출이 가능했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유먼은 제 몫을 했다. 준 플레이오프 2차전에선 6이닝 1실점으로 제 몫을 다 했고, 플레이오프 1차전은 5⅓이닝 2실점을 기록했지만 팀 타선 침묵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특히 2차전에서 유먼은 주무기인 서클 체인지업을 적극적으로 활용, 7개의 탈삼진을 솎아냈다.
유먼은 22일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 와이번스와의 플레이오프 5차전에 다시 선발투수로 나섰다. 팀의 명운이 걸린 등판, 여기서 그는 서클 체인지업 실투 하나에 분루를 삼켜야 했다.

양 팀이 1회엔 무득점에 그친 가운데 2회 롯데 타선은 상대 선발 김광현을 두들겨 3점을 선취했다. 기선제압에 완벽하게 성공한 것. 남은 건 유먼이 최소 5이닝만 막아주는 것이었다.
그렇지만 유먼은 2회말 투구에서 박정권에 중전안타, 김강민에 2루타를 맞아 무사 2,3루 위기를 맞았다. 모창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대타 조인성에 2타점 적시타를 얻어맞고 3-2까지 추격하는 점수를 허용하고 말았다. 조인성에 안타를 허용했던 공이 바로 그의 주무기였던 서클 체인지업이었다. 유먼의 서클 체인지업은 떨어지지 않았고 조인성에겐 먹잇감이 됐다.
스트라이크 존 앞에서 우타자 기준으로 바깥 쪽으로 흘러 나가는 서클 체인지업은 제대로 구사만 된다면 더할나위 없이 훌륭한 결정구다. 올해 유먼은 서클 체인지업 실투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결정적인 순간 그의 변화구는 끝까지 힘이 붙어서 날아왔다. 덜 떨어진 서클 체인지업은 배팅볼과 크게 다를 바 없었다. 투구 성적은 3⅓이닝 3실점(2자책점) 이었다.
4회 박정권에 2루타를 맞고 마운드를 내려 간 유먼은 글러브를 던지는 등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결국 그가 남겨 둔 주자는 실책 때문에 동점주자가 됐고, 롯데는 3-6으로 역전패를 당해 한국시리즈 티켓을 눈 앞에서 날렸다. 유먼은 떨어지지 않은 서클 체인지업에 결정적인 순간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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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