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주목하지 않는 선수지만 시리즈가 끝났을 땐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
SK 와이번스의 내야수 정근우(30)가 자신의 공약을 100% 실천했다.
정근우는 22일까지 치러진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 18타수 8안타 2득점 타율 4할4푼4리를 기록했다. 정근우는 팀의 한국시리즈 진출을 이끈 공을 인정받아 기자단이 선정하는 시리즈 MVP로 뽑혔다.

SK는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2패를 기록, 사상 첫 6시즌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이라는 위업을 달성했다. SK는 24일부터 삼성과 한국시리즈를 치른다.
이번 플레이오프가 열리기 전까지 정근우는 여느 해와 달랐다. 올 시즌 정근우는 타율 2할6푼6리를 기록, 5년 연속 3할 타율 기록을 중단했다. 톱타자의 지독한 슬럼프에 팀 타선도 침묵하는 경우가 많았다.
정근우는 지난 15일 플레이오프 미디어데이에 참석했지만 상대팀은 모두 박재상, 최정 등 다른 선수를 경계 선수로 꼽았다. 정근우는 자신이 지목되지 않은 것에 대한 질문에 "올해 너무 못해서 그런 것 같다. 지금은 주목하지 않는 선수지만 시리즈가 끝났을 땐 최고의 선수가 되겠다"고 스스로의 다짐을 밝혔다.
그리고 정근우는 그 약속을 지켰다. 정근우는 이번 시리즈 내내 낮은 팀 타율(.231)에도 홀로 고군분투하다시피 치고 뛰었다. 양팀 주전 야수들 중 가장 높은 타율과 출루율(.524)을 기록했다. 4차전에서는 4타수 4안타 1도루로 포스트시즌 최다 타석 출루 타이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정근우는 이제 한국시리즈에서 삼성과 만난다. 정근우의 통산 한국시리즈 성적은 타율 2할1푼7리에 불과하지만 최근 2년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성적은 타율 2할7푼8리로 높았다. 정근우의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43안타 1홈런 24득점 3타점 타율 2할6푼4리.
SK는 이번 시리즈에서 팀 타선 침묵으로 고전한 경우가 많았다. 대량 득점보다는 상대 자멸을 노려 한 점 한 점을 뽑아내 이겼다. 삼성 마운드는 리그 최고 수준인 만큼 더 세밀한 작전이 필요하다. 그 선봉에 정근우가 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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