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인트 가드 변신 김선형(24, SK), 이제는 전태풍(34, 오리온스)이다.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김선형은 대대적인 변신을 시도했다. 슈팅가드에서 팀 전체를 아우르는 '1번' 포인트 가드로의 변신이다. 슈팅과 돌파 능력이 뛰어난 김선형은 때로는 가장 뒤에서 때로는 가장 앞에서 상대와 우리 선수들의 경기를 풀어가는 임무를 맡고 있다.
당초 김선형은 공격적 재능은 뛰어나지만 경기 조율과 수비에서 문제점을 드러냈다. 문경은 감독도 "김선형의 공격 능력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그러나 수비에서는 분명 문제가 있다. 시간이 지나면 좋아질 수 있다. 체력적인 문제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김선형 본인이 잘 풀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뚜껑을 열자 기대대로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 포인트 가드로 변신한 김선형은 자신의 롤모델인 양동근(모비스)과의 맞대결서 승리했다. 개인적인 스탯도 뛰어났고 팀도 승리했다. 한 경기로 양동근을 뛰어 넘었다는 것이 아니라 맞대결서 한 차례 이겼다는 말이다.
김선형이 포인트 가드로 자라나기 위해서는 꼭 맞붙어야 할 두 번째 상대가 있다. 바로 전태풍. KCC서 오리온스로 팀을 옮긴 전태풍은 안정적인 경기력을 선보이고 있다. 귀화혼혈 선수인 전태풍은 조지아 공대서 주전 포인트 가드로 활약한 바 있다.
KCC를 우승으로 이끄는 등 능력을 인정 받은 전태풍은 화려한 개인기와 함께 슈팅 능력 그리고 날카로운 패스 연결 등 포인트 가드가 가져야 할 조건을 충분히 갖고 있다. 특히 혼혈 선수 답게 운동 능력이 뛰어나 쉽게 상대할 수 있는 선수가 아니다.
23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릴 SK와 오리온스의 대결은 김선형과 전태풍의 대결이라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김선형이 포인트 가드 역할을 하고 있는 SK는 팀의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 지난 시즌 골밑에서 존재감을 보였던 알렉산더 존슨 대신 애런 헤인즈가 합류하면서 달리는 농구를 펼치고 있다.
오리온스도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 시즌 막판 돌풍을 일으켰던 오리온스는 전태풍이 합류하면서 스피드가 더욱 빨라졌다. 전태풍과 지난 시즌 활약한 김동욱, 최진수가 화려한 공격을 펼치면서 우승후보로 점쳐지고 있다.
따라서 김선형의 포인트 가드 변신을 평가하는데 전태풍과 오리온스는 꼭 한번 대결을 펼쳐야 하는 상대다. 물론 SK는 김선형이 포인트 가드로 뛰지 않더라도 다른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다. 문경은 감독이 장기적으로 구성하는 데는 김선형이 자리 잡아야 한다. 오리온스전이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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