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나가던 '울랄라부부'가 2위로 뒤처졌다. 첫 회부터 유쾌한 스타트를 끊으며 월화극 1위 자리를 차지했던 신현준-김정은 커플에게 위기가 닥쳤다.
23일 시청률조사회사 AGB닐슨미디어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울랄라부부'는 전국기준 11.5%의 시청률을 기록, 14.3%를 거둔 MBC '마의'를 상대로 지난주에 이어 또 다시 왕좌를 내줬다. 그간 우위를 선점하며 잘 나가던 '울랄라부부'는 '마의'가 조승우 이요원 등 성인 연기자들을 등장시키며 본격 전개를 시작하자마자 수세에 몰리고 있다. 결국 2주 연속 1위 자리를 뺏겼고 시청률 격차도 더 벌어졌다. '울랄라부부'로서는 첫 비상사태를 만난 셈이다.
일단 '울랄라부부'가 발목을 잡힌 까닭은 외부적인 원인이 크다. 초반 아역 분량이 많았던 '마의'는 조승우 이요원 김소은 등이 본격 등장, 성인 분량이 본격화되면서 마침내 '사극 거장' 이병훈 PD의 위력이 발휘되고 있다는 평. 초반, '울랄라부부'에 밀리며 지지부진하는 '마의'를 두고 이병훈 PD의 연출력에 대한 회의적 목소리가 고개를 들었지만 회를 더할수록 '이병훈 답다!'는 평가들이 힘을 얻어가고 있다. 또 개념 있고 단단한 마의로 등장하는 조승우의 연기가 재미를 더하고 있는 것도 사실. 결국 '마의'가 진가를 발휘하기 시작함과 동시에 상대적으로 '울랄라부부'의 시청자들이 줄어들고 있는 셈이다. '울랄라부부' 시청자들 중 상당 규모가 입소문과 재방송 등을 통해 '마의'로 옮겨 탄 모양새.

그런가 하면 '울랄라부부' 자체적인 원인 역시 존재한다. 초반 신현준과 김정은 커플의 코믹한 연기와 '영혼 체인지'라는 판타지가 맞물리면서 '오락용 드라마'로 호평을 따낸 이 작품은 중반 전개를 넘어서면서 지나친 웃음 유발이 오히려 극의 몰입을 방해하고 피로감을 제공한다는 지적을 받게 됐다. 영혼이 바뀐 신현준과 김정은 커플의 코믹 연기가 '울랄라부부' 전개의 원천이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다소 과장되고 반복적인 패턴으로 벌어지는 코믹 스토리와 연기가 오히려 불편하다는 평가들이 늘어난다. 웃기는 데 집중하느라 배우들의 연기가 고정적인 느낌을 주며 애초 부부 사이 현실적인 스토리를 다루며 공감을 끌어냈던 '울랄라부부'만의 미덕(?)도 실종되어가고 있다는 게 많은 시청자들의 중론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울랄라부부'에게도 아직 희망은 있다. '마의'가 앞서긴 하지만 두 작품 간 시청률 격차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또 신현준과 김정은, 그리고 한채아 한재석 등 주연 4인방의 얽히고설킨 로맨스가 본격화되고 부부에게 임신이라는 새로운 화두가 나타나는 등 흥미로운 소스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과연 '울랄라부부'가 위기를 극복하고 '마의'에게 내준 월화극 왕좌를 되찾아 올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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