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가 절실한 것은 팀뿐만이 아니게 됐다. 3무 5패로 리그 최하위에서 좀처럼 올라오지 못하고 있는 퀸스 파크 레인저스(QPR)의 '캡틴' 박지성(31)이 승리에 대한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박지성(31)은 지난 22일(이하 한국시간) 에버튼전서 '산소탱크'의 면모를 보이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하지만 박지성의 분전에도 불구하고 결과는 1-1 무승부였고, QPR은 승리를 또다시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이날 선발 출전한 박지성은 오른쪽 측면 미드필더 위치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QPR의 공·수 밸런스를 맞췄다. 하지만 공격적인 면에서 돋보이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박지성은 후반 5분 삼바 디아키테의 낮은 크로스를 슬라이딩 슛으로 연결한 것을 제외하면, 공격에서는 아쉬운 모습을 보였다.

낮은 평가를 내릴 수는 없다. 공격 포인트를 기록하지는 못했지만 측면과 중앙에서 넓은 움직임으로 동료들의 공격을 도왔다. 박지성은 몇 차례 날카로운 패스로 전방 공격진에 기회를 만들어줬고, 디아키테의 예상치 못한 크로스에도 몸을 날려 슛을 하는 등 공격에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현지 언론은 박지성에게 회의적인 시선을 보이고 있다. 축구 전문매체인 '풋볼트랜스퍼태번'은 에버튼전 박지성의 플레이에 "그의 지칠 줄 모르는 도덕적인 플레이는 잘 알려져 있다. 경기 내내 그 자신을 향상시키기 위해 열심히 뛰었지만 뛰는 양만큼 많은 것을 남기지 못했다"고 혹평하며 평점 5점을 매겼다.
이적 후 개막 초반 박지성에 대한 칭찬으로 가득했던 팬스 네트워크(Fan's Network) 홈페이지에서도 슬그머니 비난과 불신의 시선이 고개를 들고 있다. QPR의 경기력에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이 늘어나면서 지속적인 박지성의 선발 기용에 의문을 나타내는 이들이 생기고, 결과적으로 박지성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충분히 자신의 몫을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박지성에 대한 평가는 점점 나빠지고 있다. 이적한 첫 해, 주장 완장까지 달았지만 팀이 극도의 부진에 빠지면서 박지성의 활약이 눈에 띄지 않기 때문이다. 팀의 분위기 반전을 위해서도, 자신에 대한 회의 섞인 시선을 떨쳐내기 위해서도 결국 박지성에게 승리가 필요한 이유다.
costball@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