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의’, 뻔한데 재밌는 이병훈표 치유 드라마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2.10.23 08: 30

MBC 월화드라마 ‘마의’는 전혀 새로운 것이 없는 드라마다. 말을 고치는 조선시대 수의사인 마의가 등장한다는 것 빼고는 그동안 이병훈 PD가 내놓은 의학드라마와 별반 차이가 없다.
사람을 살리기 위해 분투했던 ‘대장금’과 더 멀리 넘어가면 ‘허준’과 판박이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이번에도 이병훈 PD가 던진 떡밥을 덥석 물었다. 왜 안방극장은 이병훈 PD표 한방의학드라마에 매번 귀를 기울일까.
‘마의’는 천민의 신분으로 마의(馬醫)에서 출발해 어의(御醫)자리까지 올랐던 실존인물 백광현(조승우 분)의 파란만장한 생애와 심오한 의학세계를 다루는 드라마다. 

아직 초반이긴 하지만 광현이 마의로서 온갖 암투 속에서도 생명을 살리겠다는 일념 하에 펼치는 의술이 감동을 주고 있다. 지난 22일 방송된 7회에서 광현이 아무리 동물일지라도 인간과 같은 생명이기에 쉽사리 포기할 수 없다고 말한 부분은 앞으로 이 드라마가 보여줄 이야기를 함축적으로 전달했다.
그 어떤 시련에도 광현이 포기하지 않을 단 하나의 신념이 바로 생명 존중의 가치 실현인 것. 이는 그동안 이병훈 PD가 내놓은 한방의학드라마 ‘허준’, ‘대장금’ 속 주인공들과 빼닮았다. 동시에 시청자들이 이병훈 PD의 한방의학드라마를 매번 챙겨보는 이유다.
주인공들이 시련을 겪는 와중에서도 생명 존엄성을 설파하는 과정은 비록 이 이야기들이 모두 조선시대 현재와 거리가 먼 이야기일지언정, 고단한 현실에 지치고 썩어빠진 세상에 분개하는 현대의 시청자들의 마음을 치유하고 있다.
또한 예측 가능한 뻔한 전개이긴 해도 곳곳에 숨어있는 신선한 장치들도 이 드라마가 월화드라마 1위를 달리고, 시청률이 매회 상승하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7회 말미 사복시에서 동물을 돌보게 된 광현이 혜민서 의녀가 된 강지녕(이요원 분)과 재회하는 장면이 바로 그것.
이날 지녕이 동물의 배설물을 온몸에 뒤범벅 묻힌, 누구든 만나고 싶지 않은 상황에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물론 두 사람은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있지만) 광현을 만나는 것은 안방극장에 행복한 웃음을 전달했다. 이뿐만 아니라 8회 예고에는 싸이의 ‘강남스타일’ 가사를 연상하게 하는 대사가 등장해 재미를 줄 것으로 예상된다. 극 중간 중간에 나오는 이 같은 흥미로운 설정들이 주인공 광현의 따뜻한 감성과 만나며 재미를 배가시키고 있는 것이다.
전혀 새로울 것이 없지만 따뜻한 인간미가 묻어나는 드라마 ‘마의’. 이제 남은 일은 제작진만큼이나 이 드라마가 펼칠 이야기를 잘 알고 있는 시청자들이 지루하지 않게 이야기를 끌고 가는 것. 50회로 기획된 이 드라마의 본격적인 이야기는 아직 시작되지도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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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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