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대세 '애니팡', '오락실 시대'로의 귀환?
OSEN 정자랑 기자
발행 2012.10.23 09: 45

[OSEN=정자랑 인턴기자] 전철에서도 ‘애니팡’, 버스에서도 ‘애니팡’, 안방에서도 ‘애니팡’이다. ‘애니팡’을 필두로 모바일 게임 시대가 본격적으로 도래했다고 게임업계에서는 조심스럽게 판단하고 있다. 초고속으로 국민게임의 반열에 오른 ‘애니팡’은 몇 가지 중요한 메시지를 던져주고 있다.
‘애니팡’ 이용자 수가 2000만 명을 넘었다. 스마트폰 이용자(약 3000만 명) 3명 중 2명이 이용하는 그야말로 ‘국민게임’이 됐다.
이 같은 배경에는 인기 SNS 카카오톡과 연계 된 마케팅 전략과 그 동안 ‘게임’에서 소외됐던 주부들의 대거 귀환이라는 두 가지 핵심 요소가 깔려 있다. 

실제로 한 카페에 모인 주부들은 ‘애니팡’으로 수다를 시작했다. "초대를 받았는데 이게 뭔지 모르겠다"는 얘기부터 "하트를 받으면 똑같이 보내주는 게 예의"라는 식의 이야기로 웃음꽃을 피운다.
대학생 딸을 둔 한 주부는 갱년기 증상을 ‘애니팡’으로 달랬다는 사연을 커뮤니티에서 전하기도 했다. 보석팡, 캔디팡까지 각종 ‘팡 시리즈’를 섭렵하며 우울함을 이겨냈다는 사연이다. 지난 추석 연휴, 어린 친척들은 고모 이모들과 ‘애니팡’ 고득점 비법을 공유하며 여느 명절보다 유쾌하게 보냈다.
대한민국 아줌마들까지 한방에 홀린 ‘애니팡’의 매력은 무엇일까?
일단 스마트폰이 대중적으로 보급되면서 주부들 또한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SNS)에 접근 가능해졌다. 이를 기반으로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되는 쉬운 게임 방법이 무엇보다 핵심적인 요인이다. 같은 동물을 세 마리 이상 만들면 터지는 단순한 방식은 주부들도 쉽게 재미를 느끼게 했다.
‘애니팡’은 주부세대가 젊었을 때 즐겼던 ‘테트리스’나 ‘버블버블’ 같은 고전적인 게임과 많이 닮았다. 귀여운 캐릭터나 단순한 게임방식 등은 예전의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한다.
또 1분이란 짧은 게임 시간은 주부들이 잠깐 짬이 날 때마다 즐길 수 있게 한다. 또 서로 주고받는 하트는 다른 사람들과 소통하기 좋아하는 주부들에게 대화의 물꼬를 틔워주는 수단이 되기도 한다.
물론 부정적 시각도 있다. ‘애니팡’이 과도한 게임공해를 일으킨다는 점과 단순한 게임 방식때문에 금세 인기가 식을 것이라 예측이 나온다. 
그러나 그 동안 게임 산업에서 소외됐던 중년 여성층을 새로운 소비층으로 끌어들였다는 점에서는 게임업계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국내 대형 게임업계 모 핵심간부는 "모바일 게임은 네트워크나 메모리 같은 하드웨어적인 한계가 있어 고도의 테크닉을 요하는 복잡한 게임을 적용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 ‘애니팡’ 같은 게임이 현 여건에 최적화 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이 게임의 유행은 게임업계 전반에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애니팡' 하나의 매출만으로도 그동안 모바일 업계 1, 2위였던 게임빌이나 컴투스의 전체 매출을 능가할 정도다. 애니팡이 언제까지 이 기세를 이어갈 지 지켜보면 재미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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