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A컵 우승 후유증을 넘어라.
포항 스틸러스가 4년 만의 FA컵 우승으로 환하게 웃고 있다. 지난 20일 열린 경남과 FA컵 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15분에 터진 박성호의 결승골에 힘입어 우승을 차지한 포항은 K리그 성적과 관계없이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게 됐다. 올해 챔피언스리그서 아쉽게 조별리그 탈락한 포항으로서는 아쉬움을 만회할 기회를 잡게 됐다.
하지만 부정적인 면도 있다. 아직 한 달 반이나 남은 잔여 시즌에서 동기부여를 할 수 없게 됐다. 현재 K리그 4위를 기록 중인 포항에게 더 이상 순위가 중요하지 않게 됐다. 2위와 3위를 기록하더라도 이미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한 상황에서 큰 차이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1위 서울과 승점 차가 20점이나 벌어져 있어 남은 9경기에서 역전을 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동기부여를 하는 것이 떨어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해서 리그 경기를 다 포기하라고 할 수도 없다"고 걱정했다. 이어 "우리가 목표로 했던대로 가기 위해 지금부터 다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잘 준비해서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새롭게 도전하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며 내년을 준비하는 과정으로 삼겠다고 했지만 선수들에게서 절박함이 사라진 것은 어쩔 수 없다.
더군다나 좌우를 가리지 않는 풀백 요원 김대호의 부상도 아쉬움이 남는다. 김대호는 FA컵 결승전에서 왼쪽 무릎 인대가 파열되는 중부상을 당하고 말았다. 포항 관계자는 "단 기간 내에 복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1달 반의 남은 기간 동안 복귀하지 못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김대호는 이번 시즌 서울, 수원, 전북, 울산 등 리그 상위권을 차지하는 상위권 팀을 상대로 5골을 뽑아내며 강팀 킬러의 면모를 보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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