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정선 인턴기자] 보수는 과거의 잘못을 인정했고, 진보는 현재의 실패를 인정했다. 그리고 둘의 간극을 좁히기 위해 중도를 택했다. 정치평론가 고성국의 책 ‘12’의 이야기다.
‘12’ 속 보수는 역대 대통령 모두에게 공과 실이 모두 존재한다고 말한다. 다만 그 공과 실의 비율이 좀 달라질 뿐이라는 것이다. 이들은 박정희와 전두환 모두에게 공과 실이 존재하지만, 박정희는 유공유실인 반면 전두환은 소공대실이라 이야기한다.
얼마 전 새누리당 대통령 후보 박근혜는 박정희 정권 시절 인혁당 사건에 대해 “대법원의 판결이 두 가지로 나오지 않았나”라고 발언했다. 이처럼 자신의 아버지는 잘못이 없다고 돌려 이야기 한 박근혜 후보의 발언을 생각하면 ‘12’ 속 보수의 발언은 보수 진영에서 한 걸음 ‘진보’한 것이라 볼 수 있다.

한편 2011년과 2012년 진보의 ‘핫 이슈’는 나꼼수였다. 나꼼수는 풍자와 조롱이라는 거친 방식으로 젊은이들의 관심을 정치로 돌리는데 성공했다. 그러나 1억 피부과 사건에 대한 도를 넘은 조롱과 김용민 막말 사건 등으로 젊은이들에게 ‘이 놈이나 저 놈이나’식의 생각을 심어주기도 했다. 나꼼수의 이러한 행보 덕에 보수는 얼떨결에 수혜자가 된 것이다.
이 책에 등장하는 진보는 이와 같은 현재의 실패를 겸허히 인정했다. 그리고 이들은 진보가 사회의 패러다임을 변화시키지 못했고 이로 인해 보수가 다시 떠올랐음을 인정했다. 과거 보수 언론들이 노무현 정권에 대해 “지는 것을 용납지 않는 정권”이라 평한 것과 비교한다면, 이들은 일단 패배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점차 변화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12’는 마지막으로 우리가 2012년 12월에 뽑아야 할 12번째 대통령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 보수는 대통령 후보들의 과거에 기대 그들의 현재를 이야기 하고 있고, 진보는 현재의 행보에 따른 후보들의 미래를 점치고 있다. 12대 대통령 후보들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만 보더라도 이들의 관점은 확연히 다르다.
저자는 12대 대통령에 대한 보수와 진보의 생각을 나열한 뒤 그에 따른 결정은 10%의 보수도 진보도 아닌 중도 80%의 독자 몫으로 남겨두고 있다. 그리고 한 가지 당부한다. “누가 나을까”가 아닌 “대통령은 어떤 인물이 되어야 할 것인가”에 대해 생각하라고.
mewol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