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 리포트/DAY 1①] 남자의 ‘낮과 밤’을 한눈에
OSEN 황인선 기자
발행 2012.10.23 13: 55

- 22일 용산 전쟁기념관, ‘이주영, 최철용, 김서룡, 송혜명, 장광효’ 서울컬렉션 첫날 쇼 선보여
스산한 가을비와 함께 ‘2013 S/S 서울패션위크’가 문을 열었다.
22일 서울시 용산구 전쟁기념관에서는 5년 이상의 독립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정상급 남성복 디자이너 이주영, 최철용, 김서룡, 송혜명, 장광효가 순차적으로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엿볼 수 있는 다채로운 룩으로 런웨이를 물들였다.

당일 패션쇼 현장은 활동적인 남자들의 ‘낮과 밤’ 패션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자리였다. 낮 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는 최철용, 김서룡, 장광효가 정통적인 댄디 룩에서 감각을 더한 캐주얼 스타일, 스포티브한 스타일까지 다채롭게 선보였다.
밤 패션을 대표하는 디자이너로는 이주영, 송혜명이 각각 ‘록’과 ‘힙합’이란 비슷한 듯 서로 다른 장르의 밤 문화를 옷으로 풀어내어 눈길을 끈다.
 
▲ 이주영(RESURRECTION by Juyoung), 자유로운 믹스매치가 돋보이는 ‘고딕 룩’
 
이주영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자유로운 믹스매치다.
두 가지 양식의 믹스매치 법이 눈길을 끈다. 하나는 소재다. 가죽 소재와 속이 비치는 시스루 스타일을 하나의 룩으로 표현하거나 차가운 느낌의 광이 나는 소재에 반대로 따뜻한 느낌의 무광택 소재를 이었다.
또 다른 하나는 룩의 믹스매치다. 십자가, 지퍼, 가죽, 군화에서 볼 수 있는 끈 장식, 군복에서 볼 수 있는 얼룩덜룩한 카무플라주 패턴 등의 록 시크, 고딕, 펑크 또는 밀리터리 룩의 이미지가 더 강하게 느껴질 수 있도록 옷의 디자인은 반대로 댄디하게 트렌치 코트, 블루종, 재킷 등을 선택해 눈길을 끈다.
이런 룩의 믹스매치가 런웨이 모델들의 헤어와 메이크업 그리고 신발이나 가방 등에서도 볼 수 있었다. 단정하게 3:7 가르마를 한 헤어스타일에 눈썹과 눈매를 강조한 세미 스모키 메이크업을 했다. 주로 정장차림에 매치하는 보트슈즈와 빅사이즈 클러치 백에 가죽 또는 스터드 장식으로 록시크 무드를 더해 마무리 한 것.
 
▲ 최철용(Cy Choi), 패턴과 원색 컬러로 댄디하거나 스포티하게
 
최철용 컬렉션은 형광등을 이어 만든 듯한 2개의 문 장식이 무대를 밝히며 시작됐다. 문이 2개인 것의 이유가 바로 이것일까. 크게 신사적인 느낌의 ‘댄디 룩’과 활동적인 느낌의 ‘스포티브 룩’이 무대를 구성했다.
두 스타일 모두 지난 F/W 시즌에서부터 계속 이어진 느낌이다. 다른 점이 있다면 좀 더 패턴 속 무늬가 작고 촘촘해진 것. 더불어 패턴이나 컬러의 패치워크와 다양한 패턴의 믹스매치가 돋보인다. 인상적인 룩 중 하나는 벌키한 실루엣의 도트무늬 야상재킷에 그보다 작은 도트무늬 스탠더드 정장을 입고 그 안에 받쳐 입은 화이트 셔츠 역시 도트무늬였다.
최철용 컬렉션에 주목해야 할 것이 있다면 ‘지퍼를 제대로 활용했다’는 점 아닐까. 스포티브 룩의 영향을 받은 탓인지 재킷을 표현할 때에도 지퍼장식을 활용해 보다 편안한 ‘댄디 캐주얼 룩’을 표현했다. 마치 자전거를 타고 출근하고, 미팅이나 업무 중에는 열정적인 모습으로 임하며, 퇴근 후에도 자신만의 취미활동을 즐길 줄 아는 스마트한 직장인의 하루 일과를 떠올리게 한다.
▲ 김서룡(kimseoryong homme), 핫팬츠 입고 출근하는 남자?
 
김서룡 컬렉션에선 좀 더 과감해진 남자들의 여름 오피스 룩을 엿볼 수 있었다.
휴양지에서 볼법한 화려한 트로피컬 무늬, 단순한 도트무늬를 넘어 엠보싱 느낌의 독특한 소재 그리고 짧아진 바지, 하지만 중요한 미팅에 가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격식을 갖춘 재킷으로 마무리한 룩은 당일 패션쇼 가운데 가장 기자의 흥미를 자극했다.
실제로 쇼에서의 쇼트팬츠는 무릎 위로 두 뼘 이상 올라간 스타일이었다. 기존 남자들의 발목이나 무릎을 드러내는 정도였던 팬츠 스타일에서 좀 더 파격적인 연출이라 눈길을 끈다.
김서룡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가장 화려하고, 독특한 요소와는 다르게 룩에서 표현하는 이미지는 ‘신사다움이란 이런 것’으로 고급스럽게 표현했다는 것. 이는 발가락이 드러나는 플리플롭을 신었지만, 실크 스카프나 부토니에르를 함께 매치한 액세서리 스타일링에서도 느낄 수 있는 점이었다.
 
▲ 송혜명(Dominic's Way), 타투를 입은 듯 아슬아슬 ‘시스루 룩’
 
송혜명 컬렉션은 힙합 음악을 배경으로 해골, 별, 십자가, 식물 등 현란한 타투 프린트와 속이 비치는 아찔한 시스루 소재가 눈길을 끈다. 때문에 마치 몸 전체에 타투 프린트를 새겨 넣은 것과 같은 착각에 빠지게 한다.
컬러 역시 독특했다. 다채로운 컬러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노란색과 흰색의 조화였다. 어울릴 듯 어울리지 않을 것같은 두 컬러의 만남은 가볍고 경쾌한 무드의 대비효과를 냈다.
하지만 얇은 소재, 가벼운 컬러와는 대조적으로 실루엣은 박시해지고 옷의 자락이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길어져 무게감이 느껴진다는 것이 참 독특한 인상을 주었다.
모델들의 메이크업 역시 ‘송혜명의 타투 스타일’을 대변하는 듯하다. 전체적인 윤곽을 잡아준 뒤, 눈 밑에 별이나 다이아몬드 등과 같은 포인트를 준 것이 특징. 더불어 모델의 가슴, 팔 등 바디에도 권총이나 해골 등의 타투 프린트를 함께하여 더욱 이미지가 조화롭게 표현했다.
▲ 장광효(CARUSO), 남자의 봄, 컬러로 더 화려해지다
 
장광효 컬렉션은 전형화된 틀을 벗어나며 시작부터 ‘웃음’을 주었다. 무대의 시작은 요즘 인기 상승세인 개그콘서트 '정여사' 팀이 마스코트 브라우니와 함께 열었다.
더불어 컬러나 패턴을 활용해 다양한 패치워크의 느낌을 살리고, 재킷의 칼라나 주머니 등의 디테일에 ‘웃음 코드’를 담아내어 좀 더 유쾌한 느낌의 댄디 캐주얼 룩을 완성했다.
또한 보통 루즈한 겉옷에 타이트 핏으로 속을 받쳐 입는데, 장광효의 컬렉션에서는 엉덩이를 덮는 루즈한 핏의 블라우스 겉으로 타이트한 핏의 재킷을 매치하며 기존의 틀을 무너뜨리는 새로운 스타일링을 선보여 눈길을 끈다.
또 하나 장광효 컬렉션에서 주목해야 할 점은 ‘컬러’다. 노랑, 빨강, 파랑 등 기존 남성복에서 보기 어려운 비비드한 컬러가 고스란히 어두웠던 런웨이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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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패션위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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