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월화극 '마의'가 초반 부진을 딛고 월화극 정상에 올랐다.
'대장금' '동이' 등 사극 명장 이병훈 PD의 신작으로 기대를 모았던 '마의'는 아역들이 등장하는 초반 6%대까지 시청률이 떨어지며 우려를 샀다.
하지만 이후 매회 자체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16일 방송에서는 동시간대 1위 KBS '울랄라 부부'를 제치고 새로운 강자로 등극했다.

그 동안 이병훈 PD가 연출한 작품은 '허준' '대장금' '이산' '동이' 등으로 흥행에서 큰 성공을 거두며 이병훈 이라는 이름 앞에 '흥행보증수표'라는 수식어를 안겼다.
매 작품마다 다른 인물들을 조명함에도 불구하고, 착한 주인공이 온갖 고난을 이겨내고 신분을 뛰어넘은 성공을 거둔다는 점, 선과 악의 분명한 대립이 있다는 점, 사극임에도 코믹한 요소들이 있다는 점 등 비슷한 공식으로 극을 구성해왔다는 것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마의' 초반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은 이유 중에는 이런 뻔한 공식때문이라는 평가도 있었다.
하지만 '마의'는 이병훈 작품의 공식이 아직도 유효하다는 것을 증명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는 중이다.
왜 시청자들은 결말이 뻔히 보이는 그의 작품에 아직도 열광하는 걸까?
권선징악은 오래된 드라마의 주제임에도 불구하고 남녀노소 안방 시청자들이 가장 좋아하는 주제다. 착한 주인공이 시련을 겪고 성공하는 이야기는 여전히 21세기도 유효하며,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대리만족과 함께 안심(?)을 느낀다.
또한 의술, 음식, 수의까지 매 작품마다 독특한 소재를 가미하는 것도 이병훈 사극의 매력이다. '마의' 역시 그 동안 사극에서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았던 마의라는 직업을 소재로 차용, 특히 동물과의 교감을 통한 휴머니즘의 메세지를 전달하며 시청자들의 감동을 자아내고 있다.
'대장금' 역시 한국 교유의 궁중음식을 소재로 도입해 한국의 미를 알리는 계기가 됐으며, 극의 볼거리를 제공하는 데 큰 몫을 담당했다.
또한 다른 사극과 달리 코믹 코드를 적극 차용해 시청자들에게 비장하지 않은 사극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병훈표 사극의 장점이다. 이희도, 이광수, 안상태 등 감초 연기자들의 적절한 활용과 재밌는 설정들이 시청자들에게 잠시 쉬어가는 틈을 제공한다.
'동이'의 '깨방정 숙종', '마의'의 '능청 광현' 등 주인공들 캐릭터에도 유머를 가미해 시청자들에게 친근함을 안기며 이병훈 사극만의 특징으로 만들고 있다.
어쩌면 뻔할 수 있는 공식들이 이병훈 사극만의 색깔이 되고 있고, 그 색깔들이 아직은 시청자들에게 매력으로 다가오고 있다.
'대장금2' 소식까지 들리고 있는 이병훈표 사극이 언제까지 승승장구할 수 있을까? 앞으로도 그의 작품이 안방시청자들에게 지속적인 사랑을 받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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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