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수(31)의 K리그 복귀 논란이 뜨겁다.
이천수는 지난 2009년 전남 드래곤즈 소속 시절 구단의 동의 없이 사우디아라비아로 이적을 강행, 임의탈퇴 처분을 받았다. 그가 갈 곳 없던 시절, 믿고 받아준 전남으로선 당연한 조치였다.
특히 이천수는 그 과정에서 당시 코칭스태프였던 박항서 감독(현 상주 감독), 하석주(현 전남 감독), 김봉수 코치(경기도 하남 ‘김봉수 GK클리닉’ 감독)와 심한 언쟁을 벌이는 등 도를 넘은 하극상까지 연출하며 구단과 팬들의 공분을 샀다.

그런 이천수가 다시 반성의 제스처를 취하고 나섰다. 이천수는 지난 20일 처음으로 전남 광양구장을 찾아 팬들에게 지난날의 잘못에 용서를 구하며 다시 K리그 복귀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러나 여론은 여전히 싸늘하다. 가장 아쉬운 부분은 직접 광양으로 내려가 카메라 플래시 세례 속에서 사과할 시간은 있어도 정작 당시 사건의 당사자들에게는 무관심한 태도로 일관했다는 점이다.
당시 이천수의 무례함을 직접 겪은 김봉수 코치 역시 다시 불거진 옛 제자의 복귀 논란에 말을 아꼈다. 워낙 민감한 사안이기에 조심스럽게 입을 뗀 김 코치는 차분한 목소리로 "이미 지나간 일"이라며 철없는 제자의 실수를 이제 "마음 속으로 용서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천수는 그런 스승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대학 선배이자 은사였던 김봉수 코치에게 공식적인 사과는 커녕 전화 한 통 걸지 않았다.
김봉수 코치는 “(이)천수가 광양에 내려가 사과를 하면서 다시 이 문제가 불거진 것 같은데 딱히 할 말이 없다”고 말하며 “앙금 같은 것은 없지만 최근에 천수한테 연락이 온 건 없었다. 작년에 전화 통화를 한 번 한 게 마지막이었다”고 설명했다.
김 코치는 그래도 이천수를 용서한 듯 “축구계 후배로서 천수가 다시 운동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무례함을 범했던 제자를 감싸 안았지만 정작 문제의 당사자인 이천수는 이들에게는 전혀 무관심할 뿐이다.
이천수 문제가 또 터져 나왔고,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은 또 '그 놈의 진정성 타령'이라는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천수는 자신이 저지른 실수를 사과함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절차를 간과했다.
스승의 마음도 알지 못하는, 1년 전 전화 한 통으로 깡그리 관심을 접어버린 이천수다. 사과는 했지만 그의 행동들이 마음 속으로 좀처럼 와닿지 않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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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