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시리즈 문턱에서 2년 연속 SK에 덜미를 잡힌 롯데, 정규시즌은 끝났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는 산적해 있다.
가장 먼저 풀어야 할 실타래는 양승호 감독의 정확한 거취문제다. 양 감독은 플레이오프 5차전 패배 이후 "감독으로서 책임 지겠다"는 말을 했고, 이것이 와전돼 난데없는 자진사퇴설에 휘말렸다. 23일 사직구장에서 만난 양 감독은 "어떤 프로야구 감독이 먼저 그만둔다고 말하겠나. 그만 두겠다는 말은 한 적 없다"고 강력 부인했다.
이날 배재후 단장과 자리를 가진 양 감독은 당장 다음 달 8일부터 열릴 아시아시리즈 40인 로스터와 NC의 특별지명에 대비한 20인 보호선수 명단, 그리고 방출선수 명단등을 확인했다. 또한 내년 시즌 코치진 조각에 대해서도 논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배 단장도 "작년 이맘때나 올해 이맘때나 매년 감독과 이야기해야 할 것들을 챙겼을 뿐"이라며 "현재로서는 양승호 감독의 거취에 대해서는 달라진 게 없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3년 계약 가운데 나머지 1년의 계약기간을 채워 줄 것인지 확답을 내놓지 않았다. 배 단장은 "(포스트시즌에서 떨어졌다고) 감독 자리를 내 놓아야 한다면 김진욱 감독 이야기는 왜 안 나오느냐"는 말로 양 감독의 재신임을 암시했다. 24일 예정된 양 감독과 롯데 장병수 사장의 만남 뒤에야 명확한 답이 나온다.
또한 아시아시리즈가 남아 있다. 다음달 8일부터 부산 사직구장에서 펼쳐질 아시아시리즈에 롯데는 개최도시 연고 자격으로 특별 참가한다. 때문에 롯데 선수단은 이번 주까지 휴식을 취하고 29일부터 훈련에 돌입한다. 문제는 베스트 전력을 꾸리는 게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일단 외국인투수는 출전이 사실상 힘들고 FA 자격을 얻는 홍성흔과 김주찬, 그리고 강영식도 불투명하다.
양 감독은 "두 명의 외국인투수는 사실상 못 나간다고 생각한다"면서 "작년 삼성은 FA 선수였던 강봉규와 신명철이 나왔지만 우리 팀 선수들은 아마 출전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하지 못했으니 아시아시리즈에서 최선을 다 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시즌 종료 후 NC의 특별지명에 대비도 필요하다. 신생구단 지원책의 하나인 특별지명은 각 구단에서 지정한 20인 보호선수를 제외한 한 명의 선수를 NC가 지명하고 그 대가로 10억원을 지불하게 된다. 배 단장은 "롯데와 NC 두 구단만 해당된 문제라면 좀 더 명단 짜기가 쉽겠지만 타 구단에서 어떤 선수를 묶을지, 최대한 우리 전력을 지키는 방향은 무엇인지 치열한 눈치싸움을 벌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내년 시즌 코치진 변동도 있을 예정이다. 현재로서는 2군 쪽에 두 명의 코치가 더 들어오고 1군 보직도 일부 변동이 있을 가능성이 높다. 추가로 방출선수 명단도 확정해야 한다. 10월 22일 문학구장에서 롯데의 '2012 팔도 프로야구'는 끝났지만 아직 산적해 있는 일은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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