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누가 떠나고 누가 남을 것인가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2.10.24 10: 10

시즌을 마감한 롯데의 2013시즌 준비는 어떻게 될 것인가.
롯데가 지난 22일 SK와 플레이오프서 3-6으로 패하며 올 시즌을 마쳤다. 경기 직후 롯데 양승호 감독은 “무한책임을 느낀다. 모든 책임은 감독이 지는 것”이라며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에 대한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한 언론은 내년까지 계약된 양승호 감독이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면서 롯데가 감독을 교체할 것이라 전했다.
하지만 양 감독은 “내 의사와는 다른 이야기”라며 보도를 부정했고 23일 오후 부산 구단 사무실에서 배재후 단장과 면담하면서 다음 시즌도 팀을 지휘하는 것을 재차 확인시켰다. 양 감독은 지난해 롯데와 3년 계약을 체결, 롯데를 정규시즌 2위에 안착시켰고 올해에는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었다. 특히 올 시즌은 4번 타자 이대호와 에이스 장원준이 각각 일본진출과 군 입대로 팀을 떠나 전력누수가 심했음에도 결과를 냈다. 롯데 구단도 양 감독의 이러한 업적을 인정해 계약기간을 지킬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양승호 감독의 자진사퇴 논란은 잔류로 일단락되고 있지만 앞으로 롯데는 선수단 구성에 있어 풀어야할 일이 태산이다. 당장 오는 11월 8일 홈구장에서 열리는 아시아시리즈 준비에 임해야 하며 9구단 NC 다이노스의 20인 보호명단도 짜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롯데는 김주찬, 홍성흔, 강영식 등 FA로 풀리는 선수들과 협상 테이블을 준비해야 한다.    
만일 이들 셋이 다른 팀과 FA 계약을 체결한다면 롯데는 지난 겨울에 이어 2년 연속 어마어마한 전력손실을 입게 된다. 김주찬은 리드오프, 홍성흔은 클린업트리오, 강영식은 좌완 불펜 셋업맨 역할을 해온 팀의 기둥들이다. 이중 FA 최대어로 꼽히는 김주찬은 이번 플레이오프서도 타율 3할1푼8리 도루 2개로 맹활약했다. 홍성흔 역시 홈런 2방을 터뜨렸고 강영식은 3차전 세이브를 올렸다.
김주찬은 스토브리그서 다수의 구단이 FA 계약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확한 타격과 빠른 발을 지니고 있고 약점으로 지적됐던 수비도 최근 2, 3년 동안 급격히 발전했다. 무엇보다 31살의 나이로 최전성기를 펼칠 시기다. 즉, 확실한 리드오프가 없는 팀이라면 김주찬 영입에 적극적이지 않을 이유가 없다. 
35세 베테랑 홍성흔도 실력과 더불어 강한 리더십을 지닌 만큼 타구단과 협상 테이블에 앉을 수 있다. 홍성흔은 올 시즌 처음으로 4번 타자로 나서 홈런 15개 74타점을 기록해 이대호의 공백을 최소화했다. 2009시즌 롯데와 FA 계약을 체결한 후 전반적인 타격기술이 향상됐고 특유의 쾌활함으로 팀에 승리를 향한 자신감을 심어놓았다. 이러한 홍성흔의 리더십은 기록 이상의 가치가 있다.
강영식은 지난 5년 동안 매 시즌 50경기 이상을 등판하며 불펜서 좌완에이스 노릇을 했다. 비록 제구력에 기복이 있고 이따금씩 불안함을 노출할 때도 있지만 빠른 공을 지닌 좌완투수는 시선을 끌기 마련이다.
롯데는 200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4년 연속 최하위를 기록한 리그를 대표하는 약팀이었다. 2004시즌 이후 가까스로 8위는 탈출했지만 선수층 부족과 허술한 수비로 포스트시즌 문턱은 너무 높아 보이기만 했다. 그러다 2008년 한국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 제리 로이스터가 사령탑에 올랐고 기존 선수들이 몰라보게 성장하면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그리고 양승호 감독은 로이스터 감독 야구에 세밀함을 더해 13년 만에 포스트시즌 시리즈서 승리를 달성했다.
이제는 명실상부한 포스트시즌 단골손님이 됐고 우승이란 방점만 남았다, 하지만 지냔 겨울 이대호의 FA 이적에 이어 오는 겨울도 FA대란을 피할 수 없는 상황.  스토브리그서 롯데에 어떠한 변화의 바람이 불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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