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프로야구 골든글러브 최대 격전지는 핫코너 바로 3루 부문이다. 삼성 박석민(27)과 SK 최정(25)이 비등비등한 성적으로 경합 중이기 때문이다. 삼성과 SK가 사상 처음으로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게 된 가운데 박석민과 최정의 골든글러브 경쟁도 시리즈 결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전망이다. 우승 프리미엄이 골든글러브에 미칠 영향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올해 성적을 놓고 보면 누가 우위라고 할 것도 없이 치열하다. 박석민은 127경기 타율 3할1푼2리 23홈런 91타점을 올렸다. 타율·홈런 4위, 타점 2위. 출루율(0.433)·장타율(0.524)도 각각 2위·5위에 올라있다. 둘을 합한 OPS는 전체 3위(0.957). 여기에 이승엽과 함께 리그에서 가장 많은 13개의 결승타를 터뜨리며 삼성의 4번타자다운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최정도 만만치 않다. 130경기 타율 3할 26홈런 84타점 20도루. 홈런 2위와 타점 4위에 올랐고, 20-20 클럽에도 가입했다. 3할-20홈런-20도루는 리그에서 최정과 강정호(넥센)밖에 없다. 출루율(0.385)은 9위로 박석민에게 뒤지지만 장타율(0.538)은 전체 3위로 박석민을 능가한다. OPS(0.923)는 전체 5위로 박석민에 뒤진다. 결승타는 11개로 팀 내 최다이자 리그 5위.

전체적인 타격 성적에서는 박석민이 아주 미세한 차이로 우위를 보인다. 하지만 3루 수비에서는 최정의 실책이 단 6개로 박석민(12개)보다 정확히 두 배 적다. 9이닝당 수비수가 아웃에 기여하는 횟수를 의미하는 '레인지팩터'에서도 최정(0.974) 박석민(0.873) 앞선다. 수비성공률도 최정(0.983)이 박석민(0.966)에 우위.
결국 한국시리즈에서 어떤 활약으로 강한 인상을 남기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최정은 지난해 데뷔 첫 골든글러브를 수상, 올해는 도전을 받는 상황이다. 박석민은 아직 골든글러브가 없다.
두 선수는 비슷한 기록 만큼이나 닮은 구석이 많다. 두 선수 모두 팀 내 '천재'라고 불린다. 삼성 이승엽은 "박석민은 천재다. 걷잡을 수 없다. 걱정하지 않아도 될 선수"라고 했다. SK 이만수 감독은 "최정은 정말 못 하는 게 없다. 진짜 천재"라고 말한다. 여기에 천재답지 않은 근성도 갖췄다. 올해 리그에서 몸에 맞는 볼 1~2위가 다름 아닌 박석민(27개)·최정(21개)이다. 그만큼 배트 박스에 바짝 붙었고 두려움없이 공에 맞았다.
아직 20대 중반의 선수들이지만 강팀에서 큰경기도 많이 뛰었다. 박석민은 포스트시즌 통산 21경기에서 타율 3할4푼2리 1홈런 14타점으로 활약했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9경기에서 25타수 8안타 타율 3할2푼 1홈런 4타점. 최정도 포스트시즌 통산 46경기 타율 2할7푼9리 6홈런 22타점을 기록했다. 최근 2년간 한국시리즈 9경기에서 30타수 13안타 타율 4할3푼3리 2홈런 4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큰 경기에 약한 중심타자들이 아니다.
나란히 중심타자이자 3루 핫코너를 책임지는 박석민과 최정. 그들의 활약에 한국시리즈 우승컵과 3루수 황금장갑의 향방이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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