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은주 인턴기자] 수입차들의 거센 반격이 시작됐다. 국내 중형차와 준중형차 시장 진출로도 모자라 소형차 시장까지 노리고 있다. 독일차들은 소형차를 중심으로, 일본차들은 가격을 확 내린 중형차를 내세워서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수입차 중에서도 '골프'와 '비틀'로 든든한 지지층을 가지고 있는 폭스바겐은 이 달, '시로코R-line'과 '더 비틀'을 연달아 출시하며 기존 소형차 라인을 강화했다. 여기에 내년 하반기에 선보일 '골프 7세대'로 시장선점 우위를 지켜나갈 계획이다. 또한 3000만 원대의 신형 파사트 런칭으로 중형차 시장에도 위협을 가하고 있다.
고급차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와 BMW도 국내 소형차 시장을 공략하여 'A클래스'와 '뉴 1시리즈' 출시를 발표했다. 두 모델 모두 가격을 3000만 원대로 책정하여 고가 브랜드로만 여겨졌던 벤츠와 BMW의 접근성을 높였다. 'A클래스'는 독일 현지가로 2만 4000유로(한화 약 3450만 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뉴 1시리즈'는 어반 모델이 3390만 원, 스포츠 모델은 3980만 원대로 판매 될 예정이다. 소형차를 시작으로 대형급까지 장기적으로 운전자를 유치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많은 고객들이 수입차를 국산차와 큰 차이 없는 가격으로 소유할 수 있다는 점과 2년 정도 소유시 연비로 충분히 차액만큼의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더군다나 요즘은 남과는 다르고 싶어하는 욕구가 더해져 찾는 사람이 더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여기에 아우디의 'A3', BMW미니의 '미니쿠퍼', 볼보의 'C30'까지 더해져 독일산 소형차들의 거센 공격이 예상된다.
일본차들은 신형 중형차들로 무장했다. 한미FTA로 관세가 8%에서 4%로 하락한 효과를 살려 미국산 일본차로 가격경쟁에서 우위를 점한다는 전략이다.
도요타는 지난 1월 '뉴 캠리' 7세대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 모델도 지원해,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와 함께 국내 중,소형차 시장에 한발 앞서 뛰어 들었다. 닛산은 이 달, 무단변속기 기능을 내세운 '알티마'를 출시했으며 혼다는 2008년~2009년 국내 일본차 진출에 선봉에 있던 '어코드'를 풀체인지하여 12월 출시할 예정이다.
수입차들의 기습은 국내 자동차 시장의 환경 변화와 밀접하게 연관 돼 있다. 우선적인 계기는 한미와 한EU FTA로 내수 시장의 진입장벽이 낮아진 점이다. '수입차=고급차'라는 등식을 깨고 가격 경쟁을 펼칠 수 있는 여건이 마련 된 셈이다.
또한 국내 소비자들의 인식 변화도 수입 브랜드들의 전략 변화를 부른 한 요인이다. 국내 자동차 제조사들이 해외 시장 위주의 마케팅 전략에 집중하고 있는 틈을 노려 상대의 안방을 공략하는 형국이다.
경제력을 갖춘 30, 40대의 젊은 소비층은 이미 국내 브랜드에 대한 집착을 버린 지 오래다. 개성을 중시하는 이들은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방법의 하나로 자연스럽게 수입 브랜드를 택하고 있다.
유럽산 프리미엄급부터 일본산 실용급까지 대한민국을 달리기 위한 준비를 모두 끝냈다. 국내 기업들은 수입차들의 A/S 문제와 부품의 거품가를 지적하며 수비태세를 취하고 있다. 그 동안 국산차의 안방이었던 완제품 자동차 시장은 수입 브랜드의 거대한 도전으로 한차례 접전이 불가피해 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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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폭스바겐 '골프', 벤츠 'A클래스', 도요타 '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