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 리포트/DAY 2①] 무심한 듯 심플함이 배인 ‘감각’
OSEN 최지영 기자
발행 2012.10.24 14: 20

23일 ‘2013 S/S 서울패션위크’ 둘째 날은 차분하기까지 한 청명한 날씨와 함께 시작됐다. 이날 컬렉션은 마치 날씨라도 반영하듯 대부분 심플하고 모던한 분위기가 주를 이루었다.
런웨이의 의상들은 보여주기 식이 전부라고 생각했던 이들이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고정관념을 버리길 바란다. 이날 5명 디자이너들의 런웨이는 당장이라도 남자친구에게 입히고 싶을 만큼 실용성에 초점을 맞춘 의상들의 일색이었다. 지금이 가을인 것이 아쉬울 따름이다.
비슷한 컬러, 비슷한 분위기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모두 그 안에 디자이너의 감각이 배어나 절대로 똑같은 느낌의 런웨이는 단 하나도 없었다는 점이다.

▲ 고태용-비욘드 클로젯
디자이너 고태용은 여름과 휴가를 콘셉트로 상큼한 리조트룩을 선보였다. 콘셉트에 맞춰 런웨이를 마치 여행을 떠나는 공항처럼 연출한 점이 이색적이었다.
마린룩을 연출한 스트라이프와 클래식 감각을 표출한 체크패턴에 화려한 색감까지 휴양지의 밝고 경쾌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의상으로 표현됐다. 포인트 컬러로 사용된 옐로우와 블라이트블루 컬러의 완벽한 매치 또한 눈길을 끌었다.
▲ 이상현-레이
디자이너 이상현은 당장이라도 입을 수 있을 만큼 심플하고 모던한 룩으로 런웨이를 채웠다. 아이보리, 베이지, 블랙 등 모노톤 컬러들로 차분한 분위기를 이어갔다.
그러나 메인 컬러는 네이비를 사용해 차분함 속에 여름날의 시원함을 표현하는 센스를 잊지 않았다. 주 아이템이었던 재킷은 박시한 실루엣에 레이온, 져지 같은 얇은 소재로 만들어져 여름에도 부담스럽지 않게 입을 수 있을 만큼 가벼운 느낌을 줬다. 
▲ 신재희-재희신
디자이너 신재희는 가장 이색적인 런웨이를 선보였다. 모델의 워킹 대신 관람객의 워킹으로 옷을 봐야했다.
40명의 모델들이 각각의 사각 틀 안에 마치 마네킹처럼 런웨이에 서 있었다. 이는 마치 쇼윈도 혹은 전시회장에 전시물을 연상케 했다. 관람객은 런웨이 주변을 돌며 모델들에 입혀진 의상을 좀 더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의 옷은 실루엣이 자유로웠다. 특히 재킷의 넓고 둥근 칼라, 사선 여밈은 마치 한복을 연상케 했다. 평소 그가 추구하는 동양적인 미가 고스란히 묻어 있는 의상들이었다. 베이지, 블랙 컬러들 틈에 블루 샌들, 옐로우 셔츠 등은 런웨이에 미묘한 생기를 불어넣어 줬다.
▲ 정두영-반하트 디 알바자
디자이너 정두영은 ‘몬테베르니의 베니치아’라는 콘셉트로 베네치아의 축제와 낭만을 표현했다.
그의 전반적인 의상들은 모던하고 클래식했다. 하지만 지루한 평범함은 없었다. 기하학 패턴의 스카프, 곳곳에 사용된 스트라이프 패턴들은 축제의 활기와 낭만을 표현하기 충분했고, 셔츠와 재킷의 중간쯤으로 해석되는 재킷 연출은 신선했다.
드레이프 디테일을 활용한 카디건과 셔츠는 여자들도 탐낼 만큼 선이 부드럽고 아름다운 아이템이었다. 모델들이 한 손으로 가면을 쓰고 나오면서 약간은 신비로운 분위기로 피날레 무대가 장식됐다.
▲ 강동준-D.GNAK by KANG.D
“면 안의 선들, 또 다른 선들이 모여 면을 이루고 선들과 면이 만나 모호한 소실점을 이룬다. 막연한 꿈을 꾸는... 마치 신기루처럼..”
디자이너 강동준은 늘 그러하듯 블랙을 메인컬러로 화이트와 베이지 모노톤 중심의 의상들을 몽환적인 분위기에서 선보였다.
그의 디자인은 남성복이라는 틀 안에 갇혀있지 않았다. 자유로운 커팅과 각지지 않은 부드러운 선의 활용, 아이템의 변형 등 정형화되지 않아 더욱 매력적이었다. 
런웨이 마지막에는 드렁큰타이거가 나와 그의 옷을 입고 공연을 했다. 단 한곡의 노래를 불렀지만 마치 콘서트 장을 방불케 하는 뜨거운 열기가 둘째 날 서울컬렉션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jiyoung@osen.co.kr
서울패션위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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