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중함 속에서도 당당한 어조였다.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확신에 찬 어투였다. 이만수 SK 감독이 자신감 넘치는 발언으로 한국시리즈에 돌입했다.
대다수 야구 관계자들은 이번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전력이 건재하고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는 이유다. 지난해 SK를 꺾고 정상을 밟은 경험도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전날 미디어데이에서 “길고 짧은 건 대봐야 아는 것”이라며 투지를 불태웠던 이만수 감독은 이에 동의하지 않는 듯 “작년과는 많이 다르다”라고 자신했다.
“어제는 1명이라도 우리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있었는데 오늘은 전부 삼성의 우세를 점치더라. 100%였다”고 입을 뗀 이 감독은 “속이 상했다”라고 털어놨다. 그러나 이내 표정을 바꾸며 자신감 넘치는 발언을 이어갔다. 이 감독은 “언론에서는 그런 전망을 하지만 괜찮다. 올해는 해 볼만 하다. 우리가 이긴다”라고 강조했다.

자신감의 근원은 지난해보다 한결 여유 있게 상황적 요소다. 지난해 SK는 준플레이오프부터 시작했다. 삼성과 만나기 전 9경기를 치렀다. 이 감독은 “선수단에 부상도 많았고 지친 상황이었다. 4연패 당하지 않은 것이 다행”이라고 떠올렸다. 그러나 올해는 다르다는 이야기를 덧붙였다. 이 감독은 “작년과는 달리 플레이오프만 했다. 선수들이 좋은 컨디션으로 대기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 감독은 “지난해에도 1승4패를 했지만 매 경기가 박빙의 승부였다. 대등한 경기였다. 작년에는 투수가 고든 하나 밖에 없었고 타자들도 지치고 아픈 상태였다. 올해는 상황이 낫다”고 말한 뒤 “괜히 정규시즌 성적이 10승9패가 아니다. 선수들도 롯데보다는 삼성에 자신감이 있더라. 나도 삼성이 좀 더 편안한 마음이다”라고 승부욕을 드러냈다. “보면 알 거다”라고 말한 이 감독의 자신감이 경기 결과로 이어질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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