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훤칠한 키에 카리스마 넘치는 모델들이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고 당당한 워킹을 선보이는 곳’ 이것이 우리가 통상적으로 생각하고 또 봐왔던 런웨이다.
그런데 2013 S/S 서울패션위크 둘째 날 23일에는 아주 특별한 런웨이가 있었다. ‘관객이 직접 런웨이에 뛰어들었다’ 쯤으로 해석하면 괜찮을까. 이토록 인상 깊은 쇼를 보여준 이는 바로 신재희 디자이너.
그의 런웨이는 마치 인형이 전시되어 있는 전시회장을 찾은 듯했다. 혹 누군가는 쇼윈도에 진열된 마네킹을 느꼈을 수도 있겠다. 쇼장에 들어서는 순간 총 40명의 모델들이 사각형의 틀 안에 2줄로 나란히 움직임 없이 디자이너의 의상을 입은 채 런웨이에 서있었다.

그리고 관객들은 직접 런웨이를 돌면서 전시회를 보듯이 모델과 디자이너의 의상을 찬찬히 살펴봤다. 늘 런웨이에서 느끼던 역동적이고 활기찬 모습을 볼 수는 없었지만 대신 그 어떤 쇼보다 디자이너의 옷을 가장 자세히 볼 수 있었다.
그 외 디자인 콘셉트를 런웨이에 고스란히 반영한 디자이너도 있었다. 고태용 디자이너는 그의 콘셉트인 리조트룩에 맞게 공항의 한 장면처럼 런웨이를 꾸몄다. 덕분에 디자이너가 보여주고자 하는 의상의 느낌을 더욱 확실히 전달받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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