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강명구(32)가 재치를 십분 발휘하며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강명구는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팀이 2-1로 앞선 7회말 무사 1루에 대주자로 나섰다. 강명구는 김상수의 희생번트로 2루에 진루했다.
배영섭이 2루수 왼쪽으로 흘러가는 내야안타를 쳤다. 강명구는 그새 3루를 지났고 정근우는 강명구의 오버런을 잡기 위해 3루에 공을 던졌다. 그러나 강명구는 3루를 지나 그대로 홈에 쇄도했다. 3루수 최정이 공을 받아 바로 홈에 송구했지만 결과는 세이프.

강명구가 오버런을 한 것일 수도 있지만 SK가 3루로 던지기를 의도한 뒤 그대로 홈으로 달렸을 가능성도 있다. 강명구는 3루를 지나 잠시 멈칫한 뒤 정근우가 3루로 공을 던지는 것을 보고 뛰었다. 짧은 순간에 그런 작전을 떠올렸다면 강명구의 '발'뿐 아니라 '머리'를 칭찬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였다.
삼성은 1차전에서 윤성환의 5⅓이닝 1실점(비자책) 호투와 이승엽의 결승 투런포를 앞세워 3-1로 승리,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1점차 승부가 이어졌다면 결과가 어떻게 바뀌었을지 모르는 상황에서 강명구의 쐐기점도 중요했다.
타팀 감독은 올해 "강명구는 대주자 만으로도 자신의 연봉값을 다 하는 선수"라며 대주자 강명구의 가치를 높이 산 적이 있다. 강명구는 올 시즌 72경기에서 단 1안타에 그쳤으나 주로 대주자로 나서 15도루 16득점을 기록하며 팀의 정규시즌 우승에 기여했다. 강명구는 한 점이 더 중요한 큰 경기에서 자신의 능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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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