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이승엽이었고 철벽 마운드였다. 삼성이 이승엽의 홈런포와 강력한 마운드를 가동해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삼성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1회 터진 이승엽의 선제 결승 투런홈런과 안지만 오승환으로 이어지는 막강 불펜을 내세워 3-1로 승리했다. 서전을 승리로 장식한 삼성은 2년 연속이자 통산 6번째 우승을 향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뚜껑이 열리자 마자 10년만에 이승엽의 홈런포가 터졌다. 1회말 1사후 정형식이 볼넷을 고르자 이승엽은 SK 선발 윤희상의 3구 포크볼을 그대로 밀어쳐 왼쪽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선제 2점 홈런을 날려 기선을 제압했다.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이후 터진 한국시리즈 홈런이었다.

그러나 삼성은 윤희상의 호투에 막혀 이후 공격기회를 만들지 못했고 3회까지 삼성 선발 윤성환에게 밀리던 SK는 4회초 반격을 시작했다. 선두 정근우가 볼넷을 골라냈고 도루와 삼성 포수 이지영의 악송구로 3루를 밟았다. 2사후 플레이오프에서 부진했던 이호준이 중견수 앞으로 굴러가는 적시타를 날려 한 점을 추격했다.
그러자 힘 좋고 풍부한 불펜을 갖춘 삼성 마운드가 발빠르게 움직였다. 윤성환은 6회 1사 2루에서 마운드를 심창민에게 넘기고 내려갔다. 4피안타 1볼넷 1실점. 삼성은 심창민이 7회초 박정권에게 볼넷을 내주고 김강민에게 볼 2개를 던지자 곧바로 안지만을 투입해 불을 껐다.

삼성은 7회말 귀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이지영의 좌전안타와 희생번트로 만든 1사2루. 배영섭의 2루 내야안타가 나왔을 때 대주자 강명구가 중전안타로 착각하고 오버런 했다. 볼이 3루로 송구되는 사이 그대로 홈으로 질주했다. SK 3루수 최정이 이를 간파하지 못하고 태그하려다 뒤늦게 볼을 뿌렸지만 이미 강명구의 손은 홈을 닿았다. 강명구의 재치로 만든 추가점이었다.
SK는 삼성의 강력한 불펜에 맥없이 물러났다. 6회와 7회 선두타자가 출루했지만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7회초 무사 1루에서 바뀐투수 안지만을 상대로 김강민이 볼카운트 투볼에서 회심의 번트강공을 했으나 우익수 뜬공이 되면서 주저앉았다. 소방수 오승환이 8회 2사후 등장해 9회까지 경기를 완벽하게 틀어막고 첫 승을 지켰다.
SK 윤희상은 8회까지 5피안타 4사사구를 내주고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포크볼 실투가 홈런으로 연결되면서 분루를 삼켰다. 더욱이 타선이 단 5안타로 침묵하는 바람에 빛바랜 완투가 됐다. SK는 1번타자 정근우가 2안타와 1볼넷으로 기회를 만들었지만 후속타자가 뒤를 받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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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백승철 기자 bai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