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는 의외라고 했다. 그러나 윤성환은 자신을 1차전 선발로 선택한 류중일 감독의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증명했다.
윤성환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⅓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안정적인 제구력을 바탕으로 SK 타선을 꽁꽁 틀어막은 윤성환은 한국시리즈 2연패를 향한 선봉장 몫을 제대로 하며 환하게 웃었다.
윤성환은 “1차전은 당연히 (장)원삼이가 나갈 줄 알고 있었는데 오치아이 코치님이 ‘네가 나갔으면 좋겠다’라고 하더라. 부담감보다는 책임감이 컸다”라고 이야기했다. 윤성환은 주무기인 커브보다 슬라이더를 많이 택한 것에 대해 “SK 타자들이 커브를 노리고 있을 것 같았다. 청백전에서도 동료 타자들과 끊임없이 이야기를 나눴다”라며 패턴 변화를 설명했다.

이날 호흡을 맞춘 포수 이지영에게도 공을 돌렸다. 윤성환은 “(진)갑용이형도 베테랑이고 리드를 너무 잘한다. 하지만 (이)지영이도 나름대로 리드를 잘한다. 편하게 던질 수 있다”라고 장점을 말한 뒤 “지영이가 한국시리즈 경기를 처음 하는 건데 1회 박재상의 도루를 잡아줬다. 그 때 도루를 줬으면 힘들 거라 생각했는데 그걸 잡아주면서 안정을 찾았던 것 같다”고 고마워했다.
한편 73개의 공을 던지고 내려온 것에 대해서는 크게 개의치 않는다고 했다. 윤성환은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면서도 “한국시리즈 1차전 아닌가. 내 욕심도 중요하지만 팀의 1승이 더 중요했다”고 차분하게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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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김영민 기자, ajyou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