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치 못한 홈런이었다. 정말로 기분 좋다".
'국민타자' 삼성 이승엽(36)이 10년만의 한국시리즈 첫 타석부터 인상적인 대포를 폭발시켰다. 이승엽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3번타자 1루수로 선발출장, 1회말 1사 1루에서 윤희상의 3구째 바깥쪽 높은 128km 포크볼을 밀어쳐 비거리 105m 투런 홈런을 쏘아올렸다. 결승 홈런 포함 2타수 1안타 2볼넷 2타점을 기록한 이승엽은 1차전 데일리 MVP에 뽑혔다.
경기 후 이승엽은 "아주 중요한 경기였고, 1차전을 잡아야 우승·확률이 높아진다. 선취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었는데 생각지도 못한 홈런을 쳤다. 팀이 승리하는데 보탬이 돼 정말 기분 좋다"며 활짝 웃었다. 홈런 상황에 대해서는 "직구와 포크볼 제구가 좋은 투수인데 포크볼을 생각했다. 포크볼이 높게 들어왔고, 변화구 타이밍에 맞아간 게 홈런이 됐다"고 했다.

한국시리즈를 대비해 시즌 마지막 몇 경기를 쉰 이승엽은 "사실 청백전에서 타격감이 좋지 않아 걱정이었다. 시즌 막판 경기를 많이 쉰 탓인지 감각이 조금 떨어졌다. (류중일) 감독님께서도 언론에는 괜찮다고 하셨지만, 속으로는 걱정을 많이 하셨을 것이다. 경기하면 점점 나아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첫 타석부터 생각지도 않은 홈런 덕분에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지난 2002년 11월11일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도 9회말 극적인 동점 스리런 홈런을 터뜨린 뒤 10년만의 첫 타석 홈런까지 연타석 홈런을 기록한 이승엽은 "그런 기록은 생각지도 않았다. 나중에 알았다"며 "10년 전은 너무 오래전 일이라 기억도 잘 안 난다. 그때보다 힘과 실력은 떨어졌지만, 경기를 읽는 건 아무래도 다른 선수들보다 나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마지막으로 이승엽은 "예전보다 장타를 많이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 분명한 건 그때보다 스윙이 작아졌다는 것이다. 예전보다 장타는 줄어도 쉽게 안 무너질 것이다.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앞으로활약을 예고했다.
waw@osen.co.kr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